[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롯데 식품군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식품군 주요 계열사인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가 1분기 상반된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성장한 반면 롯데칠성음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5.2% 줄었다.
롯데웰푸드는 원재료 투입단가 안정화를 이뤘지만 롯데칠성음료는 원재료 비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한 롯데웰푸드는 인도/러시아 법인 호실적이 반영된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펩시필리핀이 적자를 이어가는 등 해외에서의 실적도 상반된다.
지난 3일 공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 1분기 매출은 95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0.6% 증가했다. 지난 2022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흡수합병 시너지가 가속화되는 데 이어 수익성 중심의 운영과 해외 실적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롯데칠성음료는 1분기 외형은 확대됐지만 실속은 없었다. 2일 공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1분기 매출액은 9369억원으로 전년대비 37.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24억원으로 전년도기대비 28.5% 줄었다. 주류 부문에서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지만 음료 부문에서 원재료 상승이 리스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웰푸드는 인도 법인의 성장성과 국내 빙과 부문의 신제품 효과 등에 힘입어 전사 실적 개선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며 “롯데칠성음료는 전반적인 생산 효율화 효과로 1분기 대비 2분기 실적 흐름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웰푸드, ‘제로’ 라인업과 인도 법인이 성장세 견인
업계는 오는 2분기도 롯데웰푸드의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인도 법인과 제로 라인업이 주요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분기 인도 사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6.7% 증가한 646억원으로 나타났다. 건과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 오른 303억원이다. 빙과 매출은 3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 감소했지만 4월부터 인도 기온이 오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초코파이 3번째 라인 증설효과가 본격화된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2025년 초코파이에 이어 빼빼로 두번째 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빙과 공장인 푸네 신공장은 오는 8월 본격 가동이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고마진 ‘제로’ 라인업 확대로 수익성을 챙겼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국내 탄산음료 시장에서 제로 음료 비중이 30%까지 확대된 점을 반영해 빙과류에도 제로 제품 개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3월 유지류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원재료 투입단가도 안정화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유지류 가격지수는 120.9로 최고점인 2022년 3월 251.8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서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는 “지난해 유지 시세 악화와 주요 원재료 부담액 증가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통합법인 사명변경과 식품 수출 확대, 인도 첸나이에 롯데 초코파이 라인을 증설하는 등 다각적인 성장 활동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있다”라며 “국내 빙과 및 제과 부문의 수익성 강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제로’ 시리즈의 해외 수출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롯데칠성음료, 원가 부담 완화로 2분기 회복 기대
롯데칠성음료의 1분기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으나 2분기부터는 실적 반등을 이뤄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증권업계는 갈수록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주류 부문의 판매량 증가와 생산 효율화 효과가 나타나면서 롯데칠성음료 2분기 실적은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설탕 및 원액 등 원재료 상승과 음료 공장 유지보수로 제조 경비가 증가하면서 음료 부문에서 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여파로 펩시필리핀은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필리핀 현지 특성상 12~3월이 비수기에 속함에도 2024년 3월 월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필리핀 현지 원당 매입 가격 역시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2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하반기 이익 기여로 생각보다 빠른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음료 부진에도 주류 성장세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새로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2.8% 증가한 37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11월 출시된 클라우드 크러시는 채널 확대로 매출액 110억원을 기록하며 맥주 매출액 내 46.1% 비중까지 끌어올렸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로 갈수록 원재료비/환율 안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흐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향후 성수기 진입에 따른 맥주 크러시 및 새로 소주 기여도 확대 가시화된다면 추가적인 모멘텀 시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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