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미래] 자유롭게 출산할 수 없는 세상을 상상하다..'포트리스'

이성주 기자 승인 2018.06.20 17:54 의견 0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지난 4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는 역대급 빌런 타노스가 등장한다. 우주의 힘을 얻으려는 그의 목표는 모든 행성의 인구를 반으로 줄이는 것. 자원의 고갈로 인해 모든 생명이 멸하는 것을 막겠다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이처럼 숱한 소설과 영화 속에서 인구의 과잉 혹은 부족은 사회 근간을 뒤흔드는 위기로 다뤄졌다.
 
지난 1992년 개봉한 영화 '포트리스' 속 미래 세상도 인구 과잉으로 인해 강력한 통제가 이뤄지는 곳이다. 이제 인간은 기계의 통제를 받는다. 자원의 고갈과 인구 폭증으로 한 아이만 낳아야 하는 법이 제정되어 있다. 여자의 임신은 철저히 금지된다. 임산부는 격리 수용되고 갓 태어난 아이는 자연스레 기계 인간으로 만들어진다. 
 
사회의 개인 통제는 엄중하게 이뤄진다. 아이를 더 낳거나 아이를 기계인간으로 만들지 않으려는 사람은 감옥 포트리스에 갇힌다. 첫째 아이가 죽는다 해도 둘째를 가지면 안 된다. 고도로 발전한 과학 기술과 로봇의 세상 속에서 인간은 주체적인 삶을 모두 빼앗긴 채 살아간다.
 
감시와 통제가 당연한 디스토피아적 미래는 감옥의 생활에서 극대화된다. 일거수일투족뿐만 아니라 생각까지 감시하는 중앙 통제 시스템이 있다. 레이저로 구성된 감옥 창살과 기계인간 교도관도 시선을 끈다. 또 죄수의 신체에는 금속 물질을 주입한다. 규칙을 어길 경우 죄수를 바로 죽일 수 있는 제재 장치다. 
 
기계의 진화와 강력한 통제는 숱한 SF소설과 영화에서 쓰인 소재다. 하지만 ‘포트리스’ 속 세상은 1992년에 생각해낸 2017년이라는 점이 흥미를 돋운다. 먼 미래의 이야기 같았던 SF 이야기가 오늘을 비출 수 있는 열쇠가 되고 있다. 나아가 사회의 개인 통제가 과연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할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진다.
 
현대 사회에서 국가와 사회가 인구 통제에 관여하는 경우는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저출산이 변함없이 사회의 큰 문제로 자리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출산 장려에 적극적이다. 과거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는 국가가 나서 산아제한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가까운 중국은 최근 급속한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의 위기를 느끼며 37년 동안 유지해온 계획출산(산아제한)위원회를 폐지했다. 반대로 이집트 정부는 “둘이면 충분하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산아제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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