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은 상황이 횡보하는 형국".. 국책기관들 잇단 '경제 경고음'

KDI, 4개월 연속 '경기 부진' 진단.. KIET도 수출 '동반 부진' 우려

김성원 기자 승인 2019.07.07 21:40 | 최종 수정 2019.07.08 01:10 의견 0
(자료=KDI)

[한국정경신문=김성원 기자] 국책연구기관들이 올해 하반기를 앞둔 지난달과 이달 잇따라 우리나라 현 경제상황을 우려하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부진'이라는 표현를 2분기부터 4개월째 사용하는가 하면, 산업연구원(KIET)은 소재부품과 일반기계의 동반 수출 부진을 경고하기도 했다.

KDI는 7일 발간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둔화가 다소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은 위축되며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경기에 대해 '둔화'라는 표현을 썼다가 4월부터 이달까지 '부진'이라는 단어를 4개월 연속으로 사용했다.

KDI는 "생산 측면에서 광공업생산이 정체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은 낮은 증가세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5월 전산업생산은 조업일수 증가(+2일) 등으로 서비스업생산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됐지만, 광공업생산은 감소해 1년 전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KDI는 "소매판매액은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됐으나 투자 부진이 지속하고 수출 감소 폭은 확대되는 등 수요가 여전히 위축돼 있다"고 분석했다.

5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전월(1.4%)보다 높은 3.4%였다. 외국인 관광객 급증의 영향으로 KDI는 분석했다.

하지만 같은 달 설비투자는 기계류 부진이 계속되면서 전월(-6.3%)보다 더 부진한 -11.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6월 자본재수입액 증가율은 전월 -16.5%에서 감소 폭이 더 확대된 -21.6%였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선행지표 등을 보면 설비투자가 더 내려갈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 좋은 상황이 횡보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판단했다.

5월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월(-32.5%)보다 더 악화한 -35.3%를 나타냈다.

6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도 -47.1%로 전월(-47.7%)과 유사했다.

이보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4일 '2019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3%포인트 낮은 2.4%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산업연구원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6%에서 0.2% 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또 지난해 GDP 증가율 2.7%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연구원 측은 "주요 수출국의 자동차, 의류, 가전, 음식료 등 소비재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섬유소재, 정유, 석유화학 등 소재부품과 일반기계의 동반 수출 부진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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