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정석기업 주식 거래를 두고 설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영풍 측에서는 한진그룹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파킹딜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정상적 거래라고 반박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 16일 고려아연의 정석기업 주식거래를 비판했다. 한진칼이 정석기업 주식을 4년 만에 고려아연으로부터 다시 사옴에 따라 해당 투자가 한진그룹 상속세 마련을 위한 파킹 거래였음이 드러났다는 내용이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자료=연합뉴스)

지난 2021년 3월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그룹 부동산 관리·임대업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지분 15만469주(12.22%)를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투자목적 회사 재규어제1호유한회사에 481억5000만원에 매각했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저스티스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 지분 99.2%를 소유하고 있는 출자자(LP)였다. 2023년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저스티스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청산하고 정석기업 지분을 고려아연 측에 넘겼다.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 시작 후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돕기 위한 파킹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투자 가치가 있는 기업에 대한 정상적인 투자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한진그룹 상속세 완납 후 7개월 만에 원금을 돌려받는 수준에서 정석기업 지분을 매각한 것은 사실상 파킹딜임을 자인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정석기업 주식 투자는 고려아연 본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기업에 최윤범 회장 개인 목적으로 회사의 소중한 자금을 유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원아시아파트너스 핵심 의혹 중 하나였다”라며 “4년 만에 투자 원금을 돌려받는 수준의 거래를 함으로써 자본시장 업계에서 그간 의심했던 한진그룹 오너 일가 상속세 재원 마련용 자금지원을 위한 주식 파킹 거래였음이 입증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사실 왜곡에 기반한 억지 허구 주장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맞받아쳤다.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투자금을 손실 없이 회수하고 상당한 수준의 투자 수익률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측 입장문에 따르면 정석기업 지분 매도는 상대측이 보유한 콜옵션 권리 행사에 따라 단순 실행된 건이다. 콜옵션 행사 주체가 주식 매도를 청구함에 따라 법률 검토를 거쳐 적법성을 확인하고 진행했다는 것이다. 당시 저금리 환경에서 안전하고 적절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거래는 고려아연이 직접 투자했던 건이 아니며 관련 펀드의 청산으로 현물배당을 받아 보유하던 지분을 처분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 측은 “MBK와 영풍 측은 여전히 적대적 M&A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왜곡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몰두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뼈아픈 실패들을 뒷수습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