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이 시작됐다.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발길을 돌리면서 이번 인가전은 사실상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의 ‘나홀로 싸움’이 될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부터 이틀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 신청서 접수 후 2개월 이내 예비인가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예비인가 취득 사업자가 있을 경우 본인가를 진행한다. 본인가는 1개월 정도가 소요돼 빠르면 상반기 중 제4인뱅 승인이 날 수 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현황 (자료=한국소호은행 홈페이지)
당초 지난해 12월 12일 개최된 제4인뱅 인가심사 설명회에 44개 기업, 105명이 참여하는 등 제4인뱅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 발표 전후로 ▲더존뱅크(더존비즈온 주도) ▲유뱅크(렌딧, 현대해상 주도) ▲한국소호은행(한국신용데이터 주도) ▲소소뱅크(소상공인연합회 주도) ▲AMZ뱅크(한국생명농업경영체연합회 주도) ▲포도뱅크(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주도) 등 컨소시엄이 우후죽순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이 중 유력 후보로 꼽혔던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신청을 포기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더존뱅크는 금융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겠다며 도전을 철회했고 유뱅크는 정국 불안 등을 고려해 하반기로 예비인가 신청 시점을 미뤘다.
현재까지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을 공식화한 곳은 한국소호은행이 유일하다. 소소뱅크와 AMZ뱅크, 포도뱅크는 금융사의 컨소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호은행은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예비인가 신청을 포기한 지난 17일 별도의 자료를 내고 예비인가 신청 의지를 확고히 했다.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 소호은행TF 담당 상무는 “현재 모든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26일 인가 서류 접수 때까지 차례로 주요 주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후 한국신용데이터는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OK저축은행, LG CNS 등 컨소 참여 기업을 줄줄이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소호은행 컨소에는 한국신용데이터를 비롯해 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BNK부산은행 등 시중은행과 우리카드·유진투자증권·OK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금융사, LG CNS·메가존클라우드·아이티센 등 IT기업이 참여하게 된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신용데이터는 전국 170만(3월 기준) 소상공인 사업자에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 온오프라인 결제 전문 기업 한국결제네트웍스, 포스(POS), 키오스크 전문기업 아임유, 국내 최초의 전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사, 소상공인 특화 고객경험 제공사 한국사업자 경험 등 공동체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 관련 특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자회사 한국평가정보를 통해 개인 사업자에 대한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보유한 점이 대형 시중은행의 투자를 이끈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기업금융을 포함해 대한민국 소상공인까지 더 많은 분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 제공을 목표하고 있다”며 “한국신용데이터는 이미 전국 170만 사업장에 도입된 캐시노트를 통한 충분한 커버리지와 국내 유일의 소상공인 전문 유니콘 기업으로 소상공인 분야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이번 컨소시엄 참여는 전국 소상공인에게 특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 금융 활성화 및 상생금융 실현에 동참하고자 결정했다”며 “한국신용데이터와의 협력을 통해 소상공인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금융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의 면면만 보면 한국소호은행의 예비인가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인뱅 신규인가 관련 FAQ를 통해 “신청인의 사업계획과 추정재무제표 등을 기반으로 자본금 규모가 적정한지 평가하고, 추가로 기존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인가 이후 영업과정에서 실제 자금소요에 따른 자본금 조달추이 등을 고려해 심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토스뱅크 인가 당시에도 자금조달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당시 토스뱅크는 2019년 상반기 예비인가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혼자 지분 6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외국계 벤처캐피탈(VC)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등 주주구성의 안정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후 하반기 예비인가 때는 컨소시엄 구성을 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이랜드월드·SC제일은행·웰컴저축은행 등 금융사 및 중견기업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출범 당시 금융사 중심으로 주주를 구성했다. 카카오뱅크에는 한국투자증권과 KB국민은행이 케이뱅크에는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제4인뱅 추진 동력이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제4인뱅 추진 자체가 은행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주주 구성만 보면 예비인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불확실한 정국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제4인뱅 출범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추진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