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가 미국 현지공장 증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국내 베이커리 기업들이 트럼프 관세 정책을 고려해 미국 현지공장 증축에 속도를 낼 지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CJ푸드빌의 뚜레쥬르와 SPC의 파리바게뜨는 미국 현지 공장 증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SPC의 파리바게뜨는 이달 초 미국 텍사스 주에 2300억원을 투자해 파리바게뜨 제빵공장 건립을 확장하고 본격적인 증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준공 목표는 2027년 상반기다.

SPC그룹은 텍사스주 존슨카운티 벌리슨시의 산업단지 하이포인트 비즈니스 파크에 있는 약 15만㎡ 규모의 제빵공장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투자 계획과 지원금 등을 현지 지방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도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5400만달러(약 791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신공장을 짓고 있다. 냉동 생지, 케이크를 연간 1억개 넘게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완공 후에는 북미지역 뚜레쥬르 가맹점의 주요 생산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양 사는 해외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파리바게뜨는 미국 25개주에 18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27개주 13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두 회사 모두 2030년까지 미국 내 1000여개 매장 출점을 목표로 내건 만큼 공급을 뒷받침할 해외 생산기지 증축은 필수로 여겨진다.

해외 생산 공장 설립은 관세 부담을 줄이고 현지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식품 관련 품목까지 보호무역주의 정책 아래 관세를 강화하고 있어 현지 생산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관세 정책 강화에도 미국 시장은 국내 식품기업들에게 주요 수출국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대미 수출액은 13억1400만 달러(한화 약 1조892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SPC와 CJ푸드빌 수장들도 북미 시장을 지속성장을 위한 격전지로 주목하고 있다.

앞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허진수 사장은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경제 협력과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허 사장은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한 북·중미 진출 확대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헌수 CJ푸드빌 미국법인장 사장은 “강력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뚜레주르 사업 규모 확대에 대응해 생산·공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달간 유예하기로 결정했지만 중국에 대한 강력한 관세 기조는 이어지고 있어, 국내 식품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CJ푸드빌은 관세 부과 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파리바게뜨는 관세 정책을 피하기 위해 준공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아메리카 본부 직원들과 회의를 갖고 제빵공장 투자 계획을 점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공급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현지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현지시장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 강화, 프리미엄 제품 개발,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과제들도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