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 중국발 주가 하락 우려에 밸류업 공시 ‘무색’

아모레퍼시픽, 3분기 깜짝 실적에도 기관투자자 시선 냉담
화장품 대형사, 중국 의존도 여전히 높아..주가 불안요소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1.01 10:55 의견 0

대형사는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주가 하락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아모레퍼시픽의 깜짝 실적에도 기관투자자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개장과 함께 주당 12만8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오전 10시 기준 11만8700원으로 내려왔다.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 합병으로 인한 실적 편입과 미주 매출의 증가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60% 오른 750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증권가의 실적 우려가 컸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3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소로 남아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다가올 4분기 내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수립·공시하겠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대형사는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주가 하락 우려가 남아 있어 이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이커머스 채널 거래 구조 변경 및 오프라인 매장 정예화로 전체 매출이 하락하고 사업 구조 개선 작업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임원들의 릴레이 자사주 매입 행보도 있었다. 지난달 6일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임원지분 변동보고에 따르면 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이 아모레G 878주를 지난 4일 매입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나정균, 이상목, 황영민 경영자(임원급) 3인이 비슷한 시기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 어닝 쇼크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3분기 실적도 불안하다는 증권가 전망이 쏟아지자 주가 방어를 위한 움직임으로 내다보고 있다.

같은 시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애경산업은 중국 수요 부진 직격탄을 맞았다.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 떨어졌다. 특히 화장품 사업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2%가 내려갔다.

중국발 부진에 주가는 6월부터 우하향을 그리고 있다. 이에 지난 9월 26일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4분기 내 공시하겠다고 알리면서 주가 하락 방어에 나섰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2058주를 매입했고 정창원, 손희정, 이현정 상무도 각각 자사주 1000주씩을 매입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3월 3000주, 지난해 6000주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기업가치 제고계획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JP모건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제시하고 목표 주가를 9만9000원으로 내렸다. 국내에서는 NH투자증권, DB금융투자, 다올투자증권 등이 이러한 의견에 동참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중에 깜짝 실적으로 주가가 단기 반등할 수는 있지만 코스알엑스의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는 점은 아모레퍼시픽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애경산업 주가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한 다음날인 9월 27일 소폭 반등한 이후 다시 하락세다. 5월 31일 기준 주당 2만5200원이었던 주가는 3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 1일 1만5000원 선까지 내려왔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대형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불안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기업가치 제고계획이 구체화되고 매입한 자사주가 소각까지 연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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