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롯데웰푸드가 올해 사상최대 영업이익인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제과와 합병 이후 생산효율성이 높아지고 해외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창엽 대표의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정기 임원 인사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주요 계열사들의 임기 만료 시점이 겹치면서 변화와 쇄신에 무게를 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그간 롯데는 순혈주의 임원 인사를 단행해왔지만 롯데유통군 김상현 총괄대표와 함께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는 非롯데 출신으로 성과를 낸 인물로 꼽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와 아프리카와 유럽 등을 함께 순방하는 등 신뢰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창엽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창엽 대표이사 부사장은 지난 2022년 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웰푸드 수장을 맡게 됐다. 이 대표는 LG생활건강 부사장, 한국코카콜라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글로벌 브랜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험을 살려 롯데웰푸드의 해외 실적을 이끌었다. 롯데웰푸드의 올 2분기 글로벌 매출은 90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5.6% 증가했다. 국내 내수 시장의 소비침체로 식품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발빠른 해외 인프라 확장이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제과와 푸드 합병 이후 유통망을 활용한 제과 제품 공급 확대가 해외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며 “이창엽 대표이사 주도 아래 해외 법인 내 롯데DNA를 이식하는 작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빼빼로·초코파이 등 글로벌 브랜드 확장
이창엽 대표는 올해 초 타운홀 미팅에서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을 지향하며 다양한 미래 성장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며 “해외 케이푸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북미와 같은 선진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미래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에서 하브모어 신공장 가동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사업 방향성을 설명했다.
이처럼 롯데웰푸드는 이창엽 대표 주도 아래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롯데웰푸드는 글로벌 매출을 전체 매출 비중의 35%까지 끌어올린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빼빼로와 초코파이는 해외 시장에서 ‘롯데’ 이름을 각인시킬 핵심 브랜드로 꼽힌다. 초코파이의 경우 인도 공장 제 3라인이 이미 공정률을 90%를 넘긴 데 이어 추가 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인디아·하브모어 합병에 따른 원료 소싱 일원화, 유통 커버리지 및 투자 확대 등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하면 초코파이 브랜드 성장세는 가파르다는 평가다.
빼빼로는 글로벌 브랜딩 작업이 한창이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 첫 해외 생산거점으로 인도를 낙점하고 인디아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현지 생산을 위한 330억원 신규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글로벌 마케팅도 강화한다. 지난 6월에는 미국의 과자 구독 서비스 Try the World에 빼빼로를 소개한 데 이어 이달 세계 3대 식품 전시회 중 하나인 시알 파리 2024에 참가해 빼빼로 브랜드를 적극 홍보했다.
■ 웰니스 트렌드 겨냥 ‘제로’ 매출 500억 브랜드로 육성
국내에서는 내수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헬스&웰니스 브랜드 제로(ZERO)를 키운다.
2022년 5월 론칭한 제로는 무설탕 디저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카테고리별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지난해 4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는 약 50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있다.
제과와 푸드의 합병도 제로 브랜드 성장을 뒷받침하는 주요 배경이다. 합병 전 푸드 부문은 유지 및 유가공 등을 담당했는데 롯데웰푸드로 합병하면서 효율적인 원료 공급 기틀을 잡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롯데웰푸드는 4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헬스&웰니스를 꼽은 만큼 제로 브랜드 육성에 진심이다. 내부적으로도 현재 9~10%대 머물고 있는 헬스&웰니스 부문 매출 비중을 2028년 2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롯데웰푸드는 롯데상사의 합병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상사는 농축수산물과 유지류, 농축액 같은 식품 원료를 생산해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어 제로 라인업 확장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상사와 합병이 체결되면 롯데웰푸드는 5조원대 식품계 공룡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상사 일부 부서는 지난 3월부터 롯데웰푸드 본사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 브랜드 육성에 신동빈 회장도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현재 롯데웰푸드의 성장세를 견인한 이창엽 대표의 연임은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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