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여적]국회 완전 셧다운..韓 기상천외 '199건 필리버스터', 누구 발상였나

강재규 선임기자 승인 2019.12.01 18:18 의견 0
국회는 지금 한 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개정국' 속이다. (사진=한국정경신문DB)


[한국정경신문=강재규 기자]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에 의해 기습 단행된 '전 안건 필리버스터 신청' 도발에 국회가 완전 '셧다운'된지 3일째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한국당이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원색적 비난은 했지만 '허가 찔린' 상태 그 이상이다.

국가간 전쟁으로 치면 전무후무한 전술핵을 터뜨린 것으로 보여진다. 핵은 그야말로 지상 어떤 무기와도 무조건 비교불가의 '완전 비대칭'이다.

70년 헌정사에 '기록'으로 남을 사안임에 틀림없다.

감히 정치 고수들도 딱히 풀어내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여야 거대 정당들은 '네탓이 먼저'라며 서로가 책임을 떠넘긴다. 긴급 기자간담회로 몸만 한없이 바쁘다.

제3당 격인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겨우 '정신을 차리자'면서 중재안을 내놨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느 당이고 먼저 풀기도 어렵다. 현실성이 좀 떨어지는 중재안에 그칠 공산이 크다. 논평전만 무성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1일 오후 "지난 29일 자유한국당의 민생을 볼모로 한 정치테러에 국회가 마비되었다. 어린아이들의 가련한 죽음이 거래의 대상이 되고, 국민들의 삶과 우리 공동체의 미래마저 당리당략의 재물이 되었다"며 "헌정사상 한 번도 보지 못한, 앞으로도 영원히 있을 수 없는 민생배반, 국민무시의 폭거가 대한민국 국회에서 일어났다"고 성토했다. 
  
그의 표현대로 '헌정사상 한 번도 보지 못한,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하기 어려운' 가히 기상천외한 전략은 어디서 또 누구에게서 나왔을까?

자유한국당은 지난 4월 민주당+야3당 공조에 의해 패스트트랙 3법이 '속절없이 통과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몸으로 저항했지만 돌아온 건 패스트트랙 폭거에 따른 고소사건. 그리고 그 피소사건은 여전히 수사중인 상태다.

당시 법사위 소속 다른 야당 의원의 사보임을 막기 위한 항쟁은 현행 국회법상으로는 뼈아픈 상처가 되고 있다. 정치적 생명을 내놔야 할지도 모른다.

이후에도 수세에 몰리긴 마찬가지였다. 삭발투쟁과 광화문 장외투쟁으로 맞섰지만 지지층 결속 효과는 보았을지언정 정국을 되돌리는데는 실패했다.

이어 당 대표의 8일간 단식투쟁은 물론 당 안팎으로부터 조롱과 비난만 무성했다.

옛 말에 '쥐도 달아날 구멍을 보고 몰으라'고 했던가. 한국당 의원들은 출구없는 상태서 원내 마저도 '고립무원' 상태였다.

때문에 한국당 의원 '전원 의원직 사퇴'라고 하는 카드를 만지작 하는 줄로만 알았다.

서로가 네탓 공방을 벌인다고 해도 일차적으로는 한국당이 '민식이법'안을 비롯해 민생법안을 막은데 대한 비난을 뒤집어쓸 수 밖에 없다. 

자유한국당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들 모두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바로,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을 20대 국회 끝날 때까지 저지해 폐기시키겠다는 계산을 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이날 자유한국당과 정치검찰의 보이지 않는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연대’ 의혹을 제기한 바 있지만 어디까지나 의혹일 뿐이다.

검찰이 패스트트랙 폭력 의원들의 정치생명을 볼모로 잡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민생을 볼모로 잡는, ‘볼모의 띠’가 작동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자유한국당의 기상천외한 ‘199건 필리버스터’의 해법은 과연 누구에게서 나왔을까. 

현재로서는 딱히 누구라고 하기에는 일러 보인다. 역사의 한 장을 기록할 때는 당연히 밝혀질 것이지만.

당시로 되돌아가면, 한국당이 29일 당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에 앞서 가진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의'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당시 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사상 초유의 헌정무력화 폭거에 의해 어렵게 쌓아올린 자유민주주의와 의회민주주의가 유린당하고 있다"며 "불법과 다수의 횡포에 한국당은 평화롭고 합법적인 저항의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고 그 차원에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밝혔었다.

한국당 원내대표가 급히 '필리버스터 신청'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리기 앞서 사흘 전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통해서라도 막아봐야지요..."라고 흘리긴 했지만 누구든 패스트트랙 본안건 상정때를 염두에 뒀을 법했다.

이처럼 전 안건으로 아예 셧다운시킬 거라고는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쪽에선 '과연 쿠데타적 발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의 발상과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향후 어떠한 타협도 없으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의회민주주의 원칙대로 향후 일정을 과단성 있게 밀고 나갈 것이다고 뇌인다.

발발 3일째를 맞지만 아직 이렇다할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가 북핵을 우려하는 것은 핵폭탄은 그야말로 모든 땅을 '그란운드 제로'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임은 다 안다. 

전 안건 필리버스터에도 정치와 의회 민주주의가 복원돼 다시 건강한 협상과 협치가 가능한 토양으로 바뀌어갈 것인지 아니면 어렵지 않게 셧다운 정국을 풀어낼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