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 사장, 위기 돌파 시험대..쿠팡 ‘빈자리’ 메울 카드는

재무부담 증가 속 쿠팡 계약 종료
20일 주총서 광고업 사업목적 추가
테무와 협업, 이커머스 성장 효과 기대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3.13 12:52 의견 2
한진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225억원을 올려 전년대비 7% 늘었다. 사진은 조현민 한진 사장. (자료=한진)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진이 최대 고객인 쿠팡을 떠나보내고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조현민 사장이 이커머스와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데 이어 광고업으로 영토를 넓히며 위기 돌파를 노리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225억원을 올려 전년대비 7% 늘었다. 반면 매출은 2조8075억원으로 1.5%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차임금 증가와 금리인상 등으로 이자비용이 늘면서 261억원으로 49.6% 급감했다. 단기차입금은 1749억원으로 164% 뛰었다. 영업익이 대부분 금융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채비율도 172.8%로 전년(166.8%)보다 소폭 올랐다.

한진이 오는 2025년 매출 4조5000억원과 영업익 2000억원 달성 목표를 이루려면 새 먹거리와 안정적인 성장동력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더욱이 1위 화주인 쿠팡이 한진에 위탁했던 물량을 이달부터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쿠팡이 물량을 줄이기 시작한 작년 한진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50% 넘게 쪼그라들었다.

한진 인천공항 GDC 전경. (자료=한진)

■ 광고업 진출·디지털플랫폼 강화·이커머스 물량 확보

조 사장도 외형성장세 둔화를 의식해 추가 수익원 창출에 힘쓰는 분위기다.

오는 20일에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에 ‘광고업 및 광고대행업’을 추가하기 위한 정관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어플리케이션과 유튜브 등 채널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낸다는 목표다. 광고를 노출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디지털플랫폼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소규모 이커머스 셀러를 위한 온라인 택배 계약 서비스 ‘원클릭PRO’를 내놨다. 월 택배물량 500박스 이상의 셀러를 대상으로 맞춤형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앞서 한진은 ‘원클릭택배’ 서비스를 2019년 개시했다. 2022년에는 해외 배송을 위한 ‘원클릭 글로벌’ 서비스를 선보였다. 원클릭택배를 통해 지난해 총 1000만여박스를 집배송했다. 회원 수는 작년에만 1만4000명이 추가돼 총 7만명에 이른다.

직구 열풍에 힘입어 이커머스 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한진은 테무의 메인 배송을 맡고 있다. 테무는 지난해 7월 서비스 시작 이후 국내에서만 앱 다운로드 수가 300만건을 넘어서며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한진은 크로스보더(직구·역직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올해 인천공항 글로벌물류센터(GDC) 통관장 처리역량을 월 110만건에서 220만건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는 (쿠팡의) 위탁 배송 계약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기존 고객 물량 확대와 더불어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터미널 개장에 맞춰 다이소와 글로벌 이커머스사 등 신규 고객 유치가 확대됨에 따라 쿠팡 감소 물량의 회복이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진 관계자는 “쿠팡의 자체 배송 전환에 따른 물량 감소에 대비해 신규 고객사 유치 및 글로벌 이커머스 물량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있고 꾸준히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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