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뱀' LX·하림·동원 '코끼리' HMM 삼킬까..매각 중단 가능성 왜?
LX인터·동원산업·하림·하팍로이드 입찰 참여
보아뱀 M&A..산은 매각 작업 중단 가능성도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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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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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최대 선사' HMM 인수전에 LX인터내셔널과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독일 하팍로이드가 뛰어들었다. 시장에서는 이들 후보군과 HMM 사이 자금력 차이가 크다는 점을 우려한다. 최대주주이자 매각주체인 KDB산업은행이 매각 작업을 멈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간사인 삼성증권은 지난 21일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쳤다. LX인터내셔널과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팍로이드가 참여했다.
산은은 예비입찰에 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8주가량 실사 작업을 벌인다. 이후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다. 이어 주식매매계약을 맺는 일정으로 HMM의 새 주인을 찾는다.
문제는 입찰을 신청한 기업들은 모두 HMM보다 자산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6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것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우선 LX인터내셔널은 LX그룹 기준 2조4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하림은 1조6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활용하되 부족한 자금은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마련할 계획이다. 동원그룹이 가진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으로 한국투자금융그룹과 협력이 예상된다.
당초 인수 참여 의사를 밝혔던 SM그룹은 입찰 금액이 조달 여력을 초과하는 무리한 인수라는 판단에서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등 덩치 큰 대기업그룹은 인수전 참여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상황이 이러니 산은이 이번 매각 작업을 중단할 가능성도 나온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매각공고문을 통해서는 "매각 절차는 매도인의 사정에 따라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적격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매각 작업을 중단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작은 기업이 큰 기업을 인수하는 보아뱀 전략이 성공한 사례들도 있지만 드문 것이 현실"이라며 "큰 기업을 삼킨 이후 금융권에서 빌린 거액의 이자 감당과 자금난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전을 두고 여러가지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HMM이 대형 해운사이자 국내 유일 국적선사로서 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인수시 비약적인 사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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