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HOT CEO] DL이앤씨 마창민 대표..2년차 시련 딛고 글로벌 시장 '개척'

최경환 기자 승인 2022.12.01 08:00 | 최종 수정 2022.12.01 08:17 의견 0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도 저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면서 국내 및 글로벌 기업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각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혁신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안한 남북관계, 고환율, 고금리 등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수장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환경변화에 따른 한 발 앞선 판단과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CEO는 악화된 경제 환경에서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생존을 위한 고민과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한국정경신문은 글로벌 위기에도 혁신의 리더십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CEO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그들의 성과와 비전에 주목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마창민 씨 대표이사 [자료=DL이앤씨]

[한국정경신문=최경환 기자] 마창민 사장에겐 어려운 한해였다. 임기 2년차, 실적은 전년대비 하락했고, 건설현장에선 안타까운 사고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건설업계를 압박하는 국내외 여건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경쟁사들과 비교해서 좋지 않은 실적은 취임 1년차 실적이 워낙 좋아 기저효과 영향도 컸다.

국내 건설시장 침체 국면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은 국내의 위기를 글로벌 사업 확대로 돌파하려고 한다. 마창민 사장에게 건설업계는 낯설다. 그의 장기는 글로벌 마케팅이다. DL이 마창민 대표를 LG에서 영입할 때 노렸던 해외사업 확대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동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 왜 건설회사가 LG 스마트폰 사령탑을 영입했나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인 마창민 전무가 2020년 9월 회사를 떠난다. 그는 LG전자 스마트폰의 국내 영업·마케팅을 책임지는 수장에 오른지 한달만에 갑작스럽게 사직했다. LG전자는 마 전무가 떠난 7개월 뒤인 2021년 4월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했다.

그가 옮겨간 곳은 당시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경영지원본부장 자리다. 그는 지난해 1월 대림산업 인적분할 이후 탄생한 DL이앤씨 대표로 선임됐다. 영입 2달만이다.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가 건설회사로 왔을 때 회사는 디지털전환과 디벨로퍼 중심의 토탈솔루션 사업자로 변신하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1968년생인 마창민 대표는 미국 메리마운트대 생물학과와 일리노이주립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1995년부터 10년간 존슨앤존스 코리아에서 일했다. 2005년 9월 LG전자 상무로 이직했고, 2013년 전무로 승진하며 '최연소 전무'가 됐다.

마 전무는 MC사업본부에서 국내외 마케팅을 담당하며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 LG스마트폰 성공 시대를 이끌었다.

DL이앤씨 마창민 대표이사와 DL이앤씨 본사의 모습 [자료=DL이앤씨]

■ 1년차에 너무 잘했나? 올해 실적 하락..재건축에서 반전 드라마

DL이앤씨 올해 실적은 좋지 않다. 지난 3분기 매출 1조8489억원, 영업이익 11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3분기 누계 연결기준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둘다 감소했다.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다.

다만 DL이앤씨가 지난해 업계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률 저하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는 영업이익 목표 8300억원을 15% 초과해 9573억원을 달성했다. 건설업계 1위였다.

2021년 신규수주실적도 약 10조5433억원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는 8위를 기록해 전년 전년보다 5계단 하락했지만 올해엔 다시 3위자리에 복귀했다.

영업이익률도 1분기 8.3%, 2분기 7.2%, 3분기 6.3%로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영업이익률 12.5%를 기록했다.

그러나 도시정비사업에서 반전을 연출했다. DL이앤씨는 올해 11월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누적 4조5965억원의 신규수주액을 기록했다. 2016년 3조3848억원 이후 역대 최대실적이자 도시정비사업 '5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분기까지 1조6555억원이던 수주액이 4분기 들어 2조9610억원을 추가 수주했다.

재건축 수주경쟁에서 하이앤드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이 효과를 봤다. DL이앤씨는 인지도가 높은 기존 브랜드 'e편한세상'과 함께 하이앤드를 표방한 '아크로'를 내놓았다.

2021년 부산 우동1구역 제건축 수주전에서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하는 카드를 꺼냈다. 부산에서 첫 시도였다. 이곳은 1476가구 대단지로 향후 부산에서 이어질 재건축 사업 수주의 전초전이었다. DL이앤씨는 2014년 수주한 망미2구역 3000세대 재개발사업에도 아크로를 적용하기로 올해 결정했다. 올해는 1조6000억원 규모의 부산 촉구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도 성공했다.

부산은 2000년 이전 건축된 노후 아파트 비율이 60%가 넘어 재건축 수요가 증가할 지역이다. 이 지역 정비사업 선점을 위해 하이앤드 브랜드로 승부한 전략이 통했다.

‘친환경 수소 경제 활성화 촉진을 위한 공동 업무 협약’ 체결식에서 DL이앤씨 마창민 대표(오른쪽)와 피터 말리나우스카스(Peter Malinauskas) 남호주 주 정부 수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DL이앤씨]

■ 마창민 대표 전공분야 해외사업 '본격화'

대림산업이 2020년 당시 LG전자의 마창민 전무를 영입할 때 글로벌시장 공략을 염두에 뒀다. 그가 마케팅 전략기획 전문가로서 신사업 및 신성장동력 발굴과 글로벌 디벨로퍼 역량을 한층 고도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전략대로 DL이앤씨는 건설보다 석유화학과 플랜트, 신산업 발굴로 사업의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카타르 라스파판 석유화학 플랜트(7000억원), 셰브론필립스케미칼 USGC 2단계 프로젝트(60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 인산염 프로젝트(6000억원) 등 플랜트 부문의 수주성과가 향후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친환경 신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창민 대표는 CCUS로 불리는 '탄소 포집·활용·저장사업'의 시장 개쳑을 위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CCUS는 포집한 탄소를 폐유전, 폐가스전 등에 저장하거나 건설자재. 석유화학 소재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국내뿐 아니라 호주, 북미, 중동, 유럽 등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3월에는 호주의 친환경 비료 제조 기업인 뉴라이저와 CCUS 시설 건설을 위한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우선 계약 합의서를 체결했다. DL이앤씨는 가스 엔진 및 터빈 판매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라이브트레인, 호주 내 CCUS 영업활동에 대한 협력을 약속하는 MOU도 체결했다.

DL이앤씨는 국내외에서 다수의 수소 생산공장 EPC 수행을 통해, 수소와 암모니아 사업 분야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DL이앤씨와 카본코는 남호주 주 정부와 협력해 친환경 수소 및 파생상품의 생산과 인프라 구축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 포기할 수 없는 가치 '안전'..사법 리스크 극복 '과제'

마창민 대표의 임기는 내년까지다. 그러나 유임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중대재해법 시행 첫해인 올해 사망사고가 유독 많았기 때문이다. DL이앤씨 사업장에서 잇따라 4번의 사망사고가 있었다. 국내건설사 중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 때문에 올해만 두차례 고용노동부의 현장감독을 받았는데 또 사고가 났다. 지난 10월 경기도 광주 고속도로 현장에서 크레인 지지대 관련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고용부는 중대재해법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대재해법 상 회사측 과실이 있다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마창민 대표는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예산증액, 관리 인원 파견,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마창민 대표 경력 및 약력

1995년 존슨앤존슨 코리아 입사
2005년 LG전자 입사, MC사업본부 한국사업 마케팅팀 상무
2007년 LG전자 MC사업본부 마케팅전량팀장 상무
2012년 LG전자 MC사업본부 한국마케팅담당 상무
2014년 LG전자 MC사업본부 미국마케팅FD담당 전무
2016년 LG전자 MC사업본부 북미영업FD담당 전무
2019년 LG전자 MC사업본부 상품전략그룹장 전무
2020년 LG전자 한국영업본부 한국모바일그룹장
2020년 11월 대림산업 입사, 건설사업부 경영지원본부장
2021년 1월 DL이앤씨 대표이사

■ 경영비전
미래창조 인간존중 고객신뢰

■ 한줄 어록

“과거의 성공을 만들어 내는 방법으로 새로운 성공을 만들어 내려고 하지 않겠다”
-2021년 취임사에서 미래에 대한 안정감과 기대감을 줄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하겠다며 직원들과 지혜를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새롭지 않은 인풋(Input)으로 새로운 아웃풋(Output)을 바라는 것이 얼마나 순진하고 무심한 발상인지 되새겨 본다"
-2021년 신년사에서 혁신은 새로운 발상과 참신한 방법을 통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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