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대우조선해양..노노갈등 격화·매출 대규모 증발에 주주도 '한숨'

임직원·거제 시민, 오늘 5시 30분 파업중단 촉구 예정
파업에 5700억 손실 추산..누적 1조 매출 사라질 위기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7.14 15:05 의견 0
14일 대우조선해양과 경찰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가족, 거제 시민들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인간 띠 잇기' 행사를 연다. 사진은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 [자료=대우조선해양]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대우조선해양 앞에 온갖 난제가 쌓여있다. 사내하청 노조가 조선소 점거 농성을 벌인 지 42일째에 접어들면서 노노갈등은 날로 격화하고 매출 손실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에 임직원과 주주들의 한숨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14일 대우조선해양과 경찰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가족, 거제 시민들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인간 띠 잇기' 행사를 연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 정문부터 남문, 서문, 열정교를 이어 옥포매립지 오션플라자 구간 외곽 도로까지 인간 띠를 연결할 방침이다. 하청업체 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피해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하청지회 불법파업으로 1도크 진수가 중단돼 수천억의 손실과 함께 생산 일정이 한달가량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직원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행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조는 ▲임금인상 ▲상여금 지급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22일부터는 도크에서 진수를 기다리고 있는 선박을 점거하고 있다.

업계는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파업으로 약 57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달 매출만 약 2800억원이 증발하고 이달에도 하루 260억원씩 매출이 날아가면서 누적 1조원의 매출이 증발할 위기에 처했다는 평도 나온다. 그야말로 회사가 휘청이는 상황이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523.1%로 지난해 말보다 144.1%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지난해 1조7547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고 올 1분기에도 4701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만큼 파업 여파는 적자행진을 계속해서 부추길 전망이다.

우려했던 노노갈등도 현실화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정규직 노조가 전날(13일) 회사뿐 아니라 노조의 피해 또한 크다며 전국금속노조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 같은 조직 형태 변경 요구에 서명한 조합원은 1970여명으로 전체 4720여명의 41%에 이른다. 지회는 앞으로 7일 이내로 조합원 총회를 열어 이 사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열어야 한다.

금속노조 입장에서는 대우조선지회의 탈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대우조선지회가 빠지면 조직 규모가 크게 줄어들 뿐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대우조선지회 관계자는 "지회도 하청지회의 처우 개선 필요성에 동의하는 분위기였지만 파업 장기화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내부 분위기가 악화했다"며 "요구가 정식으로 들어온 만큼 총회 소집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의 불만도 커진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종목 토론방에서는 파업 장기화로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는 내용의 호소글이 줄을 잇고 있다.

거제 시민들이 대우조선해양을 향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거제시 주민자치연합회와 전국이통장연합회 거제시지회는 지난 13일 "조선산업 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회복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노사 양측이 협상과 대화에 나서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주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정부도 나섰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들어 조선 원자재가격이 크게 상승해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적자금을 통해 회생중인 대우조선해양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하청지회 조합원에 불법행위 중단을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같은 파업 물결 속에서 계속해서 생존과 씨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파업으로 도크가 막히면서 수주 물량공정이 연쇄적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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