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 '꽃피는 달빛', 한복 무단 표절..줄지 않는 한복 동북공정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9.30 08:47 의견 0
에어캡의 '걸 글로브(좌측)'와 '꽃피는 달빛'의 한복 이미지. [자료=에어캡]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지난해 11월 "한복은 중국 것"이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고 게임 '샤이닝니키' 서비스를 임의 종료한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에 이어 또 다시 중국발 한복 논란이 터졌다.​

국내 게임 개발사 '에어캡'은 29일 중국 게임사 '지시 테크놀로지(Zishi Technology limited)'가 서비스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꽃피는 달빛'이 자사의 모바일 드레스업 게임 '걸 글로브(GIRL GLOBE)'의 한복 브랜드 세트를 무단 도용했다고 밝혔다.​

에어캡에 따르면 꽃피는 달빛은 방탄소년단(BTS) 뮤직비디오 '아이돌(IDOL)', '대취타'에 나온 한복을 디자인한 국내 브랜드 '한국의상 백옥수'의 의상을 무단 도용했다.​

도용된 한복 세트는 걸 글로브의 한국 챕터 첫 스토리 콘텐츠에서 유저들이 최초 보상으로 얻게 되는 '보라빛 향기'다. 걸 글로브 유저들의 제보로 표절 문제를 파악한 에어캡은 즉각 지시 테크놀로지에 공식 유감을 표명하고 꽃피는 달빛에서 해당 한복 세트의 노출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실제 꽃피는 달빛 게임에서 확인한 한복을 살펴보면 보라빛 햐기 세트의 한복 저고리, 치마, 그리고 브랜드 화보에서 사용했던 꽃 소품까지 그대로 표절했다. 지시 테크놀로지는 게임 내 콘텐츠 이름만 '호수 안개' 세트로 바꿔 유저들에게 이벤트 의상으로 지급했다.​

한복을 중국 의상 '한푸'라고 주장했던 게임 '샤이닝니키' 속 의상. 현재는 페이퍼게임즈가 샤이닝니키의 국내 서비스를 임의 종료한 상태다. [자료=샤이닝니키]

중국이 한복을 '중국 것'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복 베끼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복을 디자인한 조진우 백옥수 대표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에어캡과 협업하던 중 표절 이슈가 발생해 안타깝다"며 "그 나라의 정체성이 깃든 복식을 함부로 가져다 사용하는 것은 고유한 정신을 뺏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 게임사의 진심 어린 사과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게임에 한국의 전통 모자 '갓'을 사용하고 이를 중국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빚어진 'SKY-빛의 아이들' 게임 속 장면. [자료=SKY-빛의 아이들]

현지민 에어캡 대표도 "중국 게임 개발사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시정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변호사 자문을 받아 공론화를 통해 시정을 촉구하는 방법을 전달받아 실행에 옮기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 황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황제라 칭하라'도 앱 소개 화면 속 썸네일에 전혀 상관 없는 한복 의상을 사용하고 있다. [자료=황제라 칭하라]

중국 게임이 한복을 무단 사용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샤이닝니키에 이어 중국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황제라 칭하라'의 게임 홍보 썸네일에 게임과 무관한 한복 의상을 노출했고 올해 2월는 중국의 댓게임컴퍼니가 모바일 소셜 어드벤처 게임 'SKY-빛의 아이들'에 한국 전통 갓을 '춤추는 안무가 영혼의 모자(Dancing choleographer sprit's hat)'라는 이름으로 추가하고 갓이 중국 소품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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