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이어 SK이노 분사 시동..왜 배터리 사업은 쪼개질까
오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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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5 13:22 | 최종 수정 2021.07.0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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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LG화학에 이어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 부문의 분사를 암시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출범을 선언했을 당시 주주들의 원성을 샀던 것처럼 SK이노베이션 역시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하고 있다. 왜 석유화학 기업은 주주들의 등을 돌리면서까지 배터리 사업 부문을 떼어내려 하는 걸까.
5일 업계에 따르면 김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배터리 사업 강화를 위한 배터리 부문 분사 계획을 지난 1일 밝혔다.
분사 방식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김 사장은 “자회사에 대한 지분매각, 자산효율화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옵션에 대한 검토를 실행 중”이라며 “물적 분할 방식이 될지, 인적 분할이 될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물적분할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 분사의 가장 큰 목표는 ‘실탄’ 마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석유화학 사업으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석유사업이 전체 적자의 86.5%를 차지했으며 다양한 투자 비용으로 인해 배터리 사업도 영업손실 4265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1분기 배터리 사업도 판매물량이 전년 동기보다 약 80% 가량 늘어났지만 해외 공장 투자금으로 인해 영업손실 1767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은 대량의 자본설비가 필요한 자본집약적산업이다. 지금도 배터리 업계가 전세계에서 증설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향후 더 큰 실탄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렇기에 배터리 사업을 분사할 시 밸류에이션이 재평가 돼 분사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시선이다.
물적분할 방식을 선택 한다면 SK이노베이션은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갖게 돼 외부 투자 유치가 수월해지면서 신설 법인에 대한 지배력도 행사할 수 있다. 모회사가 새 회사를 자회사 형태로 보유하는 형태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공개(IPO)를 통해 ‘배터리 기업’ 이라는 정체성을 확립시켜 투자금 확보가 더 쉬워진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LG화학도 LG에너지솔루션 출범 당시 거센 반발이 있었으나 이번 1분기 매출 4조2541억원, 영업이익 3412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시적을 기록했다. 2019년까지 흑자를 기록했던 배터리 사업은 지난해 20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말부터 배터리 성과가 나타난 LG화학도 늘어나는 자본적 지출(CAPEX)을 감당하기 위해 물적분할과 IPO계획을 발표했다”며 “분할 가능성을 계기로 배터리 사업부의 재평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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