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사업 인수 '8부능선' 올라..중국 넘고 글로벌 2위 오를까

박민혁 기자 승인 2021.06.29 09:44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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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캠펴스 전경 [자료=SK하이닉스]

[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SK하이닉스가 28일(현지시간) 인텔(Intel)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에 대해 영국의 승인을 받았다. 영국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인수가 낸드 메모리 시장 경쟁을 저해하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및 SSD 사업 부문(중국 다롄 공장)을 약 1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올해 1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SK하이닉스와 인텔 낸드사업부 기업결합을 위해서는 관련 8개국의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 이해관계가 얽힌 국가들로부터 반독점 심사를 받아야 하기때문이다.

이번 승인으로 SK하이닉스는 6개국(미국, EU, 한국, 대만, 브라질, 영국)의 심사를 통과해 중국과 싱가포르 심사만 남게 됐다. 이 두 국가의 심사만 통과하면 인텔 낸드 인수는 사실상 마무리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낸드 시장 2위 도약 전망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올해 3월 진행한 주주총회에서 "D램에 이어 낸드 플래시 사업에서 글로벌 선두권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 부문 인수 계약 등을 들어 "SK하이닉스는 낸드 모바일에 인텔은 eSSD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중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낸드 시장점유율은 기존 세계 5위에서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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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클린룸 [자료=SK하이닉스]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6개 주요 업체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수율 향상”이 매출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인텔(Intel)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앞둔 상황에서 자체 경쟁력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액은 18억3000만달러(약 2조386억원)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11.7% 늘어난 수치다. 시장 점유율은 12%로 4위에 집계됐다.

낸드플래시 시장 주요 6개 업체(삼성전자, 키옥시아, WDC,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중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이뤄낸 곳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DB금융투자 어규진 연구원은 “기대했던 D램 가격 반등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D램 가격 반등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루어지고 중장기적으로는 낸드 가격 반등과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따른 출하 증가 영향으로 실적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관문은 중국..승인 이룰까

이제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가장 큰 관심사는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과 치열한 반도체 경쟁 때문에 반도체 M&A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대형 반도체 인수합병(M&A)을 여러 차례 방해하거나 지연시킨 전례가 있다. 미중갈등이 심화한 시기에 중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인수에도 훼방을 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3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일본 반도체 기업 고쿠사이일렉트릭이 체결한 22억달러(2조5000억원) 규모의 M&A는 9개월 심사 지연 끝에 무산됐다.

2018년엔 미국 통신 반도체 기업 퀄컴이 중국 정부의 승인 절차 지연으로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 인수를 취소했다. 당시 퀄컴의 인수를 승인하지 않은 국가는 9국 중 중국이 유일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440억달러였고 계약 무산으로 퀄컴이 NXP에 지불한 위약금만 2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미국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인수를 놓고도 중국 당국의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현지 대형 법률 자문사를 동원해 중국 정부의 심사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 규제 당국에 중국 현지에서 고용과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승인을 얻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텔 낸드 부문 인수는 반대 목소리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이 반대할 명분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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