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급부상한 ‘한국 김치’ 인기↑..작년 김치수출액 1600억원대

영양성분·지리적표시제 우려도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5.17 16:42 의견 0
김치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한국 김치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다. 김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출액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1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4450만 달러(약 1638억원)를 돌파했다. 올 1분기 수출액은 4657만 달러 (약 528억원)를 찍어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가별로는 일본 수출액 7111만 달러로 49.2%를 차지했고 미국과 홍콩·대만 순이었다.

김치의 세계적인 인기의 요인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김치가 코로나19 증상 완화와 면역력 향상에 좋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 연구팀과 공동연구에서 김치가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김치와 같은 발효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국가에서 사망자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한류 열풍’도 한국 음식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외에도 라면과 고추장 등 농·식품 수출이 30% 가까이 늘었다.

국내 식품기업은 김치 알리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대상 종가집은 김치의 역사와 위상을 알리는 다큐멘터리 김치 유니버스를 제작해 공개한다. 세계적으로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김치 알리기에 앞장서겠다는 설명이다.

한국 김치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지만 국내 김치업계의 걱정은 쌓여가고 있다. ‘한국 김치’ 명칭에 대한 기준이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김치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한 지리적 표시제를 지난해 8월부터 시행했다. 지리적 표시제는 특정 지역의 생산품을 증명·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성 녹차, 순창 고추장이 그 예다. 국내 기업이 배추·무·고춧가루 등을 국산 재료로 국내에서 김치를 생산해야 ‘한국’ 김치라는 명칭을 허가받을 수 있다.

김치업계 관계자는 “자사 김치는 이전부터 국내에서 국내산 재료만을 이용해 생산했기 때문에 지리적 표시제 도입에 대한 직접적인 부담은 없다”면서도 “해외에서 판매하는 수출용 김치의 경우 해외 현지 재료를 사용해 해외 공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한국 김치라고 표기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배추·무 등은 매년 작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영세업체 입장에서는 단가를 위해 한국 김치 명칭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리적 표시제에 이어 올해는 ‘영양성분표시’ 의무화에 대한 우려도 가중됐다. 내년부터 김치 대기업인 대상·CJ제일제당은 배추김치 제품의 영양성분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김치 영양성분표시 의무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2026년까지 업체 규모에 따라 순차 적용한다. 나트륨을 포함한 영양성분표기가 김치에도 도입되는 것이다. 식약처는 실제 측정값과 제품 표시량의 허용오차를 120% 미만으로 범위로 지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치 재료인 배추는 품종과 산지 등에 따라 영양성분이 바뀌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 손으로 만들어지는 김치 특성상 간이 배는 정도도 배추김치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김치가 가공식품이 아닌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성분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까지 직접적인 지시사항이 내려오지 않아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우려하는 의견이 지배적인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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