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쪼개 벌떼입찰 꼼수부린 건설사 영업정지 정당"..법원, 경기도 손 들어줘
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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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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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건설사 규모와 관계없이 건설업 불공정거래 행위를 근절하는 행정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받아 주목을 받고 있다. [자료=경기도]
[한국정경신문(경기)=박민혁 기자] 경기도가 건설사 규모와 관계없이 건설업 불공정거래 행위를 근절하는 행정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받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는 입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 쪼개기’ 꼼수를 부리던 건설업 가짜회사(페이퍼컴퍼니) A사가 제기한 영업정지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019년 8월 시공능력평가액 100위 이내인 A사가 인적이 드문 곳에 이름이 유사한 종합건설사 16개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쪼개서 운영해왔다.
이에 경기도는 등록기준 미달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사항을 적발해 2000년 6월까지 16개 건설사 모두 영업정지했다. 이 가운데 3개사가 2020년 7월 ‘영업정지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도는 이후 약 8개월에 걸친 법정 공방을 거쳐 지난 19일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원고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근린생활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은 후 계획관리지역에 입지 할 수 없는 업무시설로 무단 용도 변경해 ‘건축법’과 ‘국토계획법’을 위반한 점과 사무실을 상시 운영하지 않은 점이 건설업등록기준 미달 사유인지 여부가 소송의 쟁점이었다.
수원지법은 실제 사무실 미운영, 건축법 등 관계법 위반이 각각 건설업 등록기준에 미달 된다는 경기도 지적이 합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원고 측이 주장한 ‘행정처분사유 미제시’, ‘처분 전 건설업 등록기준 충족’, ‘용도변경 귀책 사유 없음’ 등 불처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간 공공택지 분양기준을 강화하는 등 여러 제도개선에도 불구하고 공공택지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한 ‘회사 쪼개기(일명 벌떼입찰)’는 건설업계의 공공연한 비밀로 일부 대형건설사들이 주로 쓰는 수법이었다. 무엇보다 회사 쪼개기를 통한 ‘벌떼입찰’의 경우 낙찰률을 부당하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며, 회사 설립·유지 경비까지 분양가에 전가돼 입찰 공정성을 침해하고, ‘내집마련’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앞으로 유사사례를 근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 공정건설정책 이운주과장은 “건설업 등록기준 미달 등 불공정행위를 하는 가짜건설사는 건설사 규모를 막론하고 처분 대상이 된다”며 “이번 판결을 일벌백계로 삼고, 공정한 건설산업 환경 구축을 위한 가짜건설사 근절 방안을 다양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2019년 국내 지자체 최초로 공공입찰 사전단속을 시행해 2020년 말까지 개찰 선 순위 435개사 중 117개 가짜건설사를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누군가가 부당하게 얻는 이익은 다름 사람의 노력의 결과를 빼앗는 것”이라며 “전국적 차원에서 표준시장단가 강요를 폐지하고 페이퍼컴퍼니를 근절하는 것이 소중한 혈세의 낭비를 맞고 관급공사 부조리를 차단하는 길”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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