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EN★현장] 새 역사 쓸 창작 뮤지컬 찾아라..'글로컬뮤지컬라이브'

김태형X추정화 연출과 함께..비더슈탄트·메이크업·뱅크시 테이블 리딩

이지은 기자 승인 2019.06.25 03:30 | 최종 수정 2019.06.25 09:01 의견 0
뮤지컬 '비더슈탄트' 배우 신성민, 김바다, 김찬(왼쪽부터)(자료=이지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지은 기자] 신진 작가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세계로 선보일 기회가 주어진다.

뮤지컬 제작사 라이브가 주관하는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가 시즌4 공모를 진행했다. 해외 진출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최고의 스태프가 뭉친 것. '글로컬'(Global+local)은 기획, 제작, 홍보 유통으로 구성된 프로젝트다. 앞서 진행된 공고를 통해 선발된 '작가개발스토리' 부분의 세 작품이 중간평가를 앞두고 기획개발의 한 과정인 테이블 리딩 시간을 가졌다.

지난 24일 서울 대학로 한 연습실에서는 ▲비더슈탄트 ▲메이크업 ▲뱅크시 총 세 편의 대본리딩이 차례대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라이브 강병원 대표를 비롯해 국내 다양한 작품의 연출을 맡아오고 있는 김태형, 추정화 그리고 각 작품에 따른 창작진과 배우들이 자리했다.

뮤지컬 '비더슈탄트' 최대명 작곡가, 김태형 연출, 정은비 작가(왼쪽부터)(자료=이지은 기자)

■ 자유를 찾는 이야기..비더슈탄트

'비더슈탄트'는 독일 나치시대(1938~1939) 아돌프 히틀러 학교를 배경으로 주인공 매그너스와 학생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자유와 진실을 찾는 성장 과정을 그린다. 극 중에서 매그너스는 연극 '햄릿'을 연기하기도 하고 펜싱 선수로 등장해 펜싱의 어원인 '지키다'의 뜻대로 가장 소중한 것과 중요한 것을 지키는 법을 배우게 된다.

김태형 연출의 지휘 아래 진행된 작품에는 배우 신성민, 김바다, 주민진, 김찬, 안창용, 이선근이 참여했다. 정은비 작가는 "17살 청년들의 이야기인 만큼 치기 어리고 장난스럽고 즐거운 이야기다. 너무 어둡지 않고 명랑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인사했다.

대본을 읽고 난 후 배우들이 느낀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이뤄졌다. "독일 이야기다 보니 재미는 있는데 이 시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대의 시의성을 가지고 무엇이 문제인지와 학교의 모습을 잘 그려내야 할 거 같다" "여러 소재가 한꺼번에 나오는 것보다는 한 가지의 소재에 더 집중한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등의 의견이 오갔다.

뮤지컬 '메이크업' 고현정 작곡가, 김태형 연출, 조수지 작가(왼쪽부터)(자료=이지은 기자)

■ 정해진 나의 모습은 없다..메이크업

서울 방송국 스튜디오가 배경인 '메이크업'은 현재 내 모습이 기존 세상의 규칙과 조금 다르더라도 나 본연의 모습을 사랑하자는 주제를 가진다. 이에 조수지 작가는 "남자가 남성 답기를 여자가 여성 답기를 나뉘어있는 것이 사회에서 강요당하는 게 아닌가. 굳이 나뉘어 있지 않아도 그 사람의 존재 자체는 살아 있지 않나? 는 질문을 던지고 싶어 쓰게 된 이야기다"고 밝혔다.

이번 시간 역시 김태형 연출의 진행 아래 배우 이지숙, 서승원, 김히어라, 최성원, 박서하, 장민수가 참여해 리딩 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혼자 읽을 땐 이해 안 된 부분이 있었는데 이렇게 호흡하니 드라마적인 라인을 알 거 같다" "전체적으로 읽기가 수월하지 않더라.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대본을 보면서 다른 음악도 궁금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김태형 연출은 "관객이 봤을 때 꽃을 심기에 좋은 소재가 많다. 공연이 완성됐을 때는 작가의 생각을 잘 정리해줘야 한다. 주변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들려줘 보고 흥미가 있는지 재미가 있는지 모르겠는 부분을 꼭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는 "처음 이 대본을 접했을 때 가능성을 보고 선정한 작품이었다. 리딩을 해보니까 사건이 너무 많은 거 같다. 주인공에 집중하면 더 좋을 거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뮤지컬 '뱅크시' 추정화 연출(왼쪽), 김홍기 작가(자료=이지은 기자)

■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하는 예술가..뱅크시

'뱅크시'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현재까지 영국 런던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자본주의는 자신을 비판하고 혐오하는 이들까지 먹어치운다는 주제를 가진다. 김홍기 작가는 "초고라고 불릴 수 없는 미숙한 부분이 많은데 이런 자리에 서게 돼서 영광이다"고 입을 열었다. "실존 인물인 뱅크시를 주인공으로 쓴 작품은 뱅크시라는 사람의 실패를 그리고 싶었다. 영화 '기생충'의 자본주의이자 빈부격차의 날선 주제의식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리딩은 추정화 연출의 지휘로 배우 박한근, 문성일, 김히어라, 임별, 장민수, 배유리가 함께했다. "잘 읽힌 대본이지만 극이 진행될 수록 갈등이 깊어지는 데 반면 인물들의 의견 충돌이나 대립에 대한 넘버가 잘 보이지 않아 아쉽다" "각 캐릭터만의 개연성이 필요하다 "뮤지컬로서 보여줘야 하는데 다큐멘터리 같다"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추정화 연출은 "뚜렷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전달하는 이야기가 잘 설득되지 못해 아쉽다. 뮤지컬은 연극 장르보다 판타지적인 면을 강조한다고 생각하는 데 음악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뱅크시가 히어로였으면 어떠냐는 생각을 해봤다"는 의견을 더했다.

이렇듯 창작진과 배우들의 피드백을 받은 세 팀은 작품 개발에 필요한 개별 멘토링을 진행한다. 오는 10월 중간평가를 거쳐 선정된 한 작품과 '라이브 IP 스토리' 세 작품 중 선별된 한 작품은 12월 쇼케이스에서 2차 경합을 치른다. 이후 당선된 한 작품만이 내년 국내 및 해외 진출을 통한 후속 지원을 이어간다.

지난 2015년 시작된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는 뮤지컬 '팬레터' '마리 퀴리' '더 캐슬' 등을 선보였고 오는 7월 '구내과병원' 공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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