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신규계약 감소·자본확충에 ‘비상’..국제회계기준 도입 연기론 제기

송현섭 기자 승인 2019.04.15 15:33 의견 0
(자료=IASB)

[한국정경신문=송현섭 기자] 보험업계가 오는 2022년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또다시 연기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는 내수시장 포화로 갈수록 신규계약이 줄어들고 자본확충 역시 어렵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15일 “앞으로 남은 2년 안에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준비하기는 빠듯하다”며 “당면과제인 자본확충과 전문인력 확보, 시스템 구축 모두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회납 보험료 기준 신규매출이 줄어들고 증권시장 상황도 악화돼 신종 자본증권 발행이나 후순위채권 모집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새 국제회계기준으로 바뀐 수익 인식시점 때문에 보험사는 자본을 확충해야만 한다. 금융권에선 생보와 손보를 막론하고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1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황 하락과 증시 악화로 보험사들이 유상 증자를 하긴 어려운 상황”이며 “일부 대형사를 빼고 시스템 구축도 시작하는 단계라 2년 안으로 끝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위해 컨설팅을 해줄 회계법인이 한정돼있다”며 “앞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이 도입시기를 연기해준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보험업계는 최소 2년이상 도입을 미뤄달라고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금감원 역시 이 같은 문제 때문에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금감원 윤석헌 원장이 최근 외국계 금융사에 대한 종합검사 방향을 설명하며 중소사에 대한 수정 필요성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원장은 또 새 지급여력비율 기준인 킥스(K-ICS) 도입시기를 조정할 여지도 남겼다.

보험업계는 킥스 버전 1.0 시범 가동결과 상위사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적지 않게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금감원의 시험평가가 진행중이라 언급하기 적절치 않다”며 “상반기 나올 2.0버전의 가동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새 회계기준과 경영건전성 지표를 동시에 적용하는데 대해 반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하는데 기본적으로 반대할 회사는 없다”면서도 “킥스로 강화된 지급여력(RBC)비율을 함께 적용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킥스의 연착륙을 위해선 새 회계기준 일정과 분리해 단계적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금감원 역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일각에선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계리사 수요도 충분한 경험 많은 숙련 인력에 맞춰진 만큼 당국에서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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