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막내의 폭풍성장..SK온, 400조 수주잔고 돌파 ‘흑전 가시화’

영업손실 45.8% 개선..하반기 흑자 기대
수주잔고 삼성SDI 추월..“추가 수주 논의”
북미 생산능력 강화..IRA 수혜 규모 커질 듯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2.15 14:22 의견 0
이석희 SK온 사장이 흑자 달성까지 연봉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자료=SK온)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배터리 후발주자 SK온이 흑자 전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수주잔고 400조를 돌파해 가동률과 수익성 증가에 파란불을 켰다.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대응력 강화로 수혜 규모를 꾸준히 늘리는 점도 적자 탈출 시기를 앞당기는 요소로 거론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매출 12조8972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70%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5818억원으로 1년 전(1조726억원)과 비교해 45.8% 개선됐다.

SK온은 작년 1분기 3449억원, 2분기 1322억원, 3분기 861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4분기에는 186억원으로 영업 손실 규모를 빠르게 낮췄다.

2021년 10월 출범 이후 빠른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장기간 손실이 불가피했지만 분기 적자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실적 악화를 내다보는 시각이 많았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3382억원과 3118억원의 영업익을 거둬 전분기보다 53.7%, 45.1% 줄었다.

SK온과 포드 합작사인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자료=SK온)

■ 수율 정상화 단계..북미 생산능력 늘려 IRA 수혜↑

SK온은 이 기세를 몰아 올 하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석희 사장도 흑자 달성까지 연봉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하면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간 수익성의 발목을 잡던 수율도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수율은 통상 90%를 넘겨야 안정권으로 보는데 지난해 말 전 사업장에서 수율 90%를 달성했다.

중장기 성장 기반도 마련했다. SK온의 작년 말 수주 잔고는 400조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110조원 뛰었다. LG에너지솔루션 수주잔고 보단 약 100조원가량 적지만 업계에서 추산한 삼성SDI 수주잔고(260조원)를 넘는 수치다.

박정아 SK온 IR담당은 “기존 고객과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다른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과 신규 수주를 지속 추진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추가 수주 논의가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전략 시장인 북미 공략으로 IRA 수혜 규모도 늘리고 있다. 앞서 4분기 실적에도 3분기보다 302억원 늘어난 2401억원의 수혜를 반영해 적자를 축소했다.

SK온은 2022년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22GWh(기가와트시) 생산 규모의 배터리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총 4개의 공장을 늘려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12일에는 미국 음극재 업체 웨스트워터 리소스와 천연흑연 공급 계약을 맺고 현지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는 “올 하반기 상반기 재고 소진에 따른 출하량 증가와 금리하락, 전기차 신차 제품 확대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온 관계자는 “4분기 실적 증대는 AMPC(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 영향과 함께 전기차 판매량 증가 및 수율상승이 이끌었다”며 “계속해서 유력 원소재 기업들과 협업을 꾸준히 추진해 IRA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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