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에 인뱅 더하다”..전국구 ‘iM뱅크’ 탄생 임박

이르면 1분기 시중은행 전환 초읽기..대구 떼고 아이엠뱅크로
지방은행 노하우에 인뱅 장점 더한 ‘뉴 하이브리드 뱅크’ 제시
핀테크사와 상생 협업 추구..개인 고객 끌어들일 킬러 콘텐츠 필요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2.09 07:0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이르면 1분기 내 DGB대구은행이 ‘아이엠(iM)뱅크’로 간판을 바꿔단다.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면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으로 재탄생하면서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의 노하우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을 더한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자료=DGB대구은행)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다.

앞서 금융위는 유권해석을 통해 예비인가 등 별도 절차 없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인가가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예비인가 없이 바로 본인가로 직행할 수 있도록 해 이르면 내달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사명을 아이엠뱅크로 변경할 예정이다. 아이엠뱅크는 대구은행이 2015년 지방은행 최초로 출범한 모바일뱅크 브랜드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초기 출범한 모바일뱅킹 브랜드를 종료하고 새로운 모바일뱅킹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대구은행은 2019년 모바일 채널 혁신 사업을 통해 전면개편하는 방식으로 아이엠뱅크 브랜드 명맥을 이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전국단위 시중은행으로 고객에게 새롭게 각인되기 위해 사명을 아이엠뱅크로 변경할 예정”이라면서 “단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아이엠뱅크와 함께 대구은행 상표를 병기해 57년의 역사성을 함께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출된 사업계획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후 비전으로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제시했다. 중소기업 금융 등 지방은행의 노하우에 디지털 접근성 및 비용 효율성을 갖춘 인터넷은행의 장점까지 더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계획 발표 이후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상대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 섞인 시각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적은 지점수와 지역 기반 영업 등이 한계점으로 지목됐다.

이에 대한 대구은행의 해답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하이브리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더라도 본점은 대구에 유지하기로 했다. 지역에 뿌리를 내린 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낮아진 조달금리를 활용해 지역경제계 뿐만 아니라 전국 중신용등급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은행은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시중은행에 소외된 개인사업자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거점점포 출점 및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영업 채널을 활용해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기로 했다.

반면 개인 사용자에게는 아이엠뱅크 브랜드를 활용한다.

대구은행은 아이엠뱅크를 통해 자체 서비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핀테크의 혁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핀테크사와의 개방적 협업에도 나선다. 대구은행은 현재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뱅크샐러드·뱅크몰·담비 등 플랫폼에 ‘IM직장인 간편신용대출’, ‘IM주택담보대출’, ‘DGB함께예금’ 등 상품을 입점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핀크와 함께 ‘T하이파이브 적금’과 ‘비상금대출’을 핀크 앱 전용 상품으로 선보여 고객 유입 효과를 보기도 했다. T하이파이브 적금의 경우 판매가 종료된 2020년 5월까지 누적 가입건수 24만2000건을 기록했는데 2030세대 비중이 68%, 수도권 고객 비중이 61.3%였다.

대구은행은 핀테크사와의 협업을 확대하기 위해 초기 기업 육성과 혁신 기업 투자를 통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체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인 ‘피움랩(FIUM Lab)’의 활용도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피움랩 참여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핀테크 업체와 협업해, 혁신금융 상품을 내놓거나 이들 플랫폼을 이용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 대비 대구은행은 대구·경북 지역 외에는 점포가 없어 디지털과 오프라인 충돌이 없다”며 “핀테크와 상생을 통해 오프라인 금융에서 쌓은 금융 노하우와 핀테크 기업이 가지고 있는 채널 기술을 믹싱하면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과 또다른 차별화된 전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출범 초창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킬러 콘텐츠’ 확보가 선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 토스뱅크의 ‘지금 이자 받기’, 케이뱅크의 ‘챌린지박스’ 등이 대표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시점에 어떤 혁신적인 금융 상품을 선보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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