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게임IT] 장르脫·넥슨 선방..중국發 최대 변수

넥슨 올해 1분기 이어 3분기 1조 이상 매출
장르 탈피·작품성 인정…국내외 수상 승전보
중국의 게임 규제 강화, 고강도 규제안 '관건'

김명신 기자 승인 2023.12.27 07:00 의견 0
(사진=넥슨)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글로벌 변수에 따른 게임업계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장르의 탈피와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노력의 성과를 확인했다. 신작으로 하반기와 새해 연초부터 세계 게임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나서는 등 자구안 속 중국발 규제가 또다른 변수로 등장해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실적 방어에 신작·인기작 선방..넥슨의 질주

국내 주요 게임사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중 압도적인 실적 1위는 넥슨이다. 넥슨은 올해 1분기에 이어 3분기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넥슨의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던전 앤 파이터’·‘FC 온라인’의 견조한 실적이 매출 견인을 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올해 출시한 ‘프라시아 전기’부터 ‘데이브 더 다이버’ 등도 흥행 성과를 이뤘다.

특히 넥슨 서브브랜드 민트로켓이 개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글로벌시장에서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민트로켓이 개발 중인 신작 ‘낙원:라스트 파라다이스(낙원)’도 최근 진행한 스팀 테스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새해 선방 역시 가시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배틀그라운드(PUBG)’ IP를 보유한 크래프톤과 히트작 ‘나이트 크로우’의 선방에 흑자 전환한 위메이드가 활약했으며 네오위즈도 ‘P의 거짓’의 성과로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를 이끌었다.

주력 게임 IP인 ‘리니지’ 매출 하락으로 실적 방어가 절실했던 엔씨소프트는 11년 만에 내놓은 신작 ‘TL’의 인기 상승세와 비(非) MMORPG 신작 등을 통해 새해 실적 개선을 노릴 전망이다. 특히 ‘TL’은 내년 북미와 유럽 시장에 PC와 콘솔 플랫폼 기반으로 선보일 예정으로, 글로벌 퍼블리싱은 로스트아크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한 아마존게임즈가 맡는다. 게임 내 전반적인 콘텐츠가 글로벌 이용자의 니즈를 겨냥한 만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하반기 출시한 ‘신의 탑:새로운 세계’와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흥행세로 향후 실적 방어에 기대를 높이고 있으며 상반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아스달연대기’ 등 신작이 포진돼 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MMORPG ‘아키에이지 워’와 ‘아레스: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의 선방이 두드러지고 있다. 펄어비스는 내년 개발 완성도를 목표로 PC콘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장르 ‘붉은사막’을 준비 중이다.

(사진=네오위즈)


■ 韓게임 글로벌 선방 기대…중국 규제 ‘변수’

출시를 앞둔 신작 게임 개발에도 속도전을 내면서 게임업계 전반으로 기대를 고무시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무대를 달굴 한국의 기대작들 선방 역시 주목되고 있다.

올 한해 수상 쾌거 행렬을 이어온 네오위즈 ‘P의 거짓’의 경우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가 시상하는 게임 어워드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월 출시 한 달 만에 글로벌 패키지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며 국내외 게임 어워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여전히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넥슨 ‘데이브 더 다이브’ 역시 최고의 게임상을 비롯해 디자인상, 각본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쟁쟁한 후보작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게임업계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의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 역시 PC 플랫폼 기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로, 입소문을 타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내년 아마존게임스를 통한 글로벌 출시도 앞두고 있어 국내외 선방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신작과 인기작들의 공세로 한국의 게임들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게임 규제 강화 등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온라인 게임의 수익모델(BM) 전반을 통제하는 고강도 규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최근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받은 한국의 게임사들에 대한 여파도 적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는 지난 22일 온라인 게임에 대한 지출 한도를 설정하고 게이머들이 게임 도중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갑의 충전 한도를 게임 업체들이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온라인 게임 관리 방안’(의견 초안)을 발표했다. NPPA는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발급받아야 하는 ‘판호’를 발급하는 기관이다.

이에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둔 게임사들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주요 게임사들은 대대적인 사업 모델(BM)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규제안 발표 후 해당 게임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는 등 충격이 이어지자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출 한도 설정 등 당사자의 우려에 대한 의견을 계속 수렴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온라인 게임 규제 강화로 내년 중국 게임 시장의 회복 기대감에 대해 다소 엇갈린 진단이 나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게임산업 규제안 관련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게임사들이 유저를 대상으로 한 과금 유도를 크게 제한하는 것이 이번 규제 초안의 주요 골자”라며 “이로 인해 중국 내 게임들은 배틀패스, 확률형 아이템 등의 수익모델(BM)을 통한 수익이 크게 감소하게 되고, 특히 상대적으로 ARPU(유저 1명당 지불하는 금액)가 높은 역할수행게임(RPG)들은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규 규제안은 P2W(Pay to win·이기기 위해 돈을 쓰는 방식) 성향이 짙고 확률형 BM이 과한 MMORPG 및 수집형 RPG를 주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해당 BM 게임으로 중국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상장 게임사가 실질적으로 없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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