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이 폐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료=게티이미지뱅크, 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버려진 배터리 속 기적을 캐고 있다.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세우거나 파트너사와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전용 연구실을 만드는 등 '600조 황금알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21일 에너지 시장조사 전문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시장은 오는 2025년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매년 33% 성장률을 보여 2030년 70조원, 2040년 230조원, 2050년 600조원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폐배터리 사업이 알짜 수익원으로 거듭나는 건 시간 문제라는 평가다. 배터리 3사도 이를 의식해 관련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업계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8월 중국 1위 코발트 생산기업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세웠다. 앞서 LG화학과 북미 최대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라이사이클'에 지분 투자로 지분 2.6%를 확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배터리 재활용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5월 리사이클 연구 랩을 신설했다. 배터리 소재 회수율을 높이고 친환경 소재 회수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코발트와 니켈,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원소재들을 직접 광산에서 채굴하지 않고도 배터리 리사이클링 확대를 통해 재활용 비중을 꾸준히 높인다는 방침이다.
SK온은 이달 15일 글로벌 화학기업 BASF와 양극재 협력을 시작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등 협력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폐배터리 전문기업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금속 재활용 합작법인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3사는 '배터리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4일 배터리 통합관리체계와 관련해 업계 의견을 담은 건의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사용 후 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전기차에서 분리돼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대상이 되는 제품으로 재정의해달라는 입장이다. 폐배터리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 용도 전환이 가능한 만큼 경제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사용 후 배터리가 폐기물이 아닌 자원이자 상품으로 인정받아야 관련 산업도 활성화할 것"이라며 "전기차 전환 추세에 폐배터리 재활용은 필수 사업이 됐고 국내 배터리사들은 리사이클링 사업을 당연히 키우고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