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행정소송서 패소..서울 고법 “제재 적법”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7.11 13:43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받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11일 공정위는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5일 기업집단 미래에셋 8개 계열사와 박현주 회장이 제기한 시정명령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고 공정위의 승소판결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자료=미래에셋그룹)

11일 공정위는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5일 기업집단 미래에셋 8개 계열사와 박현주 회장이 제기한 시정명령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고 공정위의 승소판결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2020년 9월 18일 기업집단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과 호텔에 대해 합리적 고려·비교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킨 행위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43억91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미래에셋 소속 8개 계열사와 박 회장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2020년 12월 11일 서울고등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원고들이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과 호텔에 대해 합리적 고려․비교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켰다고 봤다. 또 박 회장의 묵시적인 동의나 승인으로 이 사건 각 거래에 관여한 부분이 인정된다고 보고 공정위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이 사건 골프장 및 호텔 거래의 특성상 통상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거래상대방의 적합한 선정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 거래를 통해 미래에셋컨설팅에 약 430억원 상당의 매출이 발생했고 해당 사업의 안정화에 기여해 박 회장의 부동산 투자 정당성을 확보하는 한편 해당 사업 부문의 손실을 줄여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가치 유지에 기여하는 등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이 귀속됐다고 봤다.

또 박 회장의 행위와 관련해 이 사건 거래를 직접 지시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기업집단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관여한 점 등을 고려해 이 사건 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공정위는 이번 판결이 특수관계인에 대한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는 상당한 규모의 부당한 이익제공 관련 규정을 독자적으로 적용한 첫 번째 사례에 대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여부, 상당한 규모의 거래인지 여부,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된 이익의 부당성 및 특수관계인의 관여 여부 등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판단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판결 내용을 분석해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대법원 상고심에 대비하는 한편 소송 계속 중인 남은 사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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