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다’던 제로 칼로리의 ‘반전’..당 빼고 건강 추구하는 음료·주류업계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4.07 07:00 의견 0
탄산음료로 시작된 제로 슈거 콘셉트가 음료·주류업계로 번지는 추세다.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음료·주류업계의 제로 칼로리 시장이 농익고 있다.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로 시작된 제로 슈거 콘셉트는 에너지·차 음료, 이제는 주류로까지 번지는 추세다.

그동안 제로 음료는 ‘맛의 차이’로 외면 받았다. 대체 감미료는 설탕의 단 맛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의견이 강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기업의 제조 노하우 등이 축적·개선되면서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탐스 제로와 핫식스 더 킹 제로 [자료=롯데칠성음료]

■ 과당음료 시장 뒤흔드는 ‘제로’ 음료..시작은 언제부터

제로 탄산음료의 시초는 2000년대로 거슬러간다. 콜라로는 한국코카콜라의 코카콜라 제로, 사이다로는 동아오츠카의 나랑드 사이다가 최초다. 이후 롯데칠성음료가 펩시·칠성사이다 제로 등을 연이어 출시됐다. 다만 당시 제로 음료는 맛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면서 인기를 얻지 못 하거나 생산이 중단됐다.

최근 음료 시장을 지배하는 제로 열풍은 코로나와 맞물려 시작됐다. 코로나 이후 건강·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설탕·과당 등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진 결과다. 특히 건강하게 관리하자는 합성어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등장해 제로 열풍을 더욱 가세하는 분위기다.

특히 롯데칠성음료는 코로나 이후 제로 시장을 선도한 주역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21년 2월 펩시콜라와 칠성사이다 제로를 선보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탄산 품목 매출은 전년 대비 18% 성장한 1266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작년 한 해 음료사업 매출 성장액(1949억원)의 65%에 달한다.

롯데칠성음료는 건강·헬스케어 사업을 핵심 성장전략으로 삼고 있다. 펩시콜라와 칠성사이다 제로로 시작해 지난해 탐스·핫식스·실론티, 올해는 밀키스와 이프로 아쿠아를 리뉴얼했다. 특히 작년 선보인 제로슈거 소주 처음처럼 새로는 국내 소주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처음처럼 새로는 이달 누적 판매량 1억병 돌파가 유력하다.

광동제약 칼로리 제로 블렌딩티 비앙떼 [자료=광동제약]

■ “제로 탄산 비켜”..설탕만 쏙 뺀 제로 음료·주류 ‘열풍’

탄산음료가 불어온 제로 슈거의 열풍은 최근의 음료·주류 시장을 뒤덮는 추세다. 에너지드링크·차 음료는 물론 소주·커피 등 품목에 구분 없이 각종 ‘마실거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선 제로 칼로리 차 음료는 익숙하다. 광동제약은 최근 당류·칼로리 제로 블렌딩티 비앙떼를 출시했다. 비앙떼는 차와 조합이 좋은 원료를 블렌딩한 차 음료다. 앞서 동원F&B도 보성홍차 아이스티 제로를 내놓은 바 있다. 두 음료 모두 일반적인 차와 달리 달달한 맛이 가미됐지만, 당류와 칼로리가 없는 제로 음료다.

새로와 진로 [자료=각 사]

제로슈거 소주 역시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초 진로이즈백을 제로 콘셉트로 리뉴얼했다. 이는 시대 흐름과 트렌드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편의점 CU도 최근 독도소주 제로슈거를 선보였다. 다만 과당만 뺀 제로슈거 소주는 알코올의 열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제로 칼로리는 아니다. 시중의 제로슈거 소주는 약 320kcal다.

이제는 제로슈거 커피도 나올 예정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스위트 아몬드 제로 슈거를 판매할 예정이다. 달달하지만 칼로리를 낮춘 아메리카노가 시장에 안착하면, 향후 제로슈거 커피 제품의 영역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제로 칼로리로 표시된 음료 역시 완전한 0kcal는 아니다. 식품위생법상 칼로리가 100ml 당 4kcal 미만인 음료는 제로 칼로리, 100ml 당 20kcal 미만이면 저칼로리 표시가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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