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 풍선] 美·中, 갈등 조짐..국무부 장관 방중 연기 vs 중국산 인정 "과학연구용"

김병욱 기자 승인 2023.02.04 02:48 | 최종 수정 2023.02.04 04:59 의견 0
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중국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정찰 풍선이 지난 이틀 동안 본토 상공에서 포착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전날 정찰 풍선이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 떠 있는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병욱 기자] 미국이 자국 본토 상공에서 탐지한 중국의 '정찰풍선'을 문제 삼으면서 양국 간에 갈등 조짐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을 출발 당일인 3일(현지시간) 전격 연기했다.

지난해 8월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격화됐다가 같은 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표면적으로는 대화 모드로 이동했던 상황에서 다시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로 인한 블링컨 장관의 방중 연기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블링컨 장관은 미중 양국관계 전반을 포함한 광범위한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오늘밤 베이징으로 출발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한 뒤 "부처 및 의회 등과의 협의를 통해 현시점은 블링컨 장관이 방중하기에 여건이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회견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자료=교도 연합뉴스]

미국 당국이 이번 사건을 공개한 뒤 채 하루가 지나기 전에 중국은 자국 비행선임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정찰 목적'은 부정했다.

3일 오전(중국 현지시간) 외신을 통해 이른바 '스파이 풍선'에 대한 미국 당국의 발표가 전해진 뒤 당일 오후 3시께 열린 외교부 내외신 정례 브리핑에서 마오닝 대변인은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쌍방이 함께 냉정하고 신중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지만, 신장 인권 문제 등 미국이 중국에 제기하는 다른 민감 현안에 대해 그간 중국 외교부는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역공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번 대응은 이례적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었다.

앞서 미국은 전날 자국 본토 상공의 고고도 정찰기구(surveillance balloon)를 탐지해 추적 중이며 이 정찰기구가 중국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이날 "그 비행정은 중국에서 간 것으로 민간용이며, 기상 등 과학연구에 사용되는 것"이라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중국 추정 정찰풍선, 미 본토 상공 침투 상황 [자료=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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