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6년간 횡령액만 1704억원인데..임원은 성과급 잔치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8.29 14:44 의견 0
2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무소속)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78개 금융기관에서 총 327회, 1704억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지난 6년간 금융사 임직원들이 횡령으로 빼돌린 돈이 1704억원에 달했다. 사고의 책임이 있는 임원들은 횡령이 발생한 해에도 거액의 연봉과 성과급을 받아 빈축을 사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무소속)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78개 금융기관에서 총 327회, 1704억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횡령 규모가 가장 큰 금융권은 은행으로 894억원에 달했다. 그 다음은 상호금융 256억원, 자산운용 167억원, 저축은행 149억원 순이었다.

금융사별 임직원 횡령액은 우리은행이 716억원으로 최다였다. 그 다음으로는 단위농협 153억원, 하나은행 69억원, 수협 68억원, 신협 61억원, NH농협은행 29억원, IBK기업은행 27억원, KB손해보험 12억원, 삼성생명 8억원, 신한은행 7억원 순이었다.

횡령 발생 건수만 따지면 단위 농협이 59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협 58건, 수협 19건, 하나은행 17건, 농협은행 15건, 신한은행 14건, 기업은행 10건, 우리은행 9건, KB국민은행 7건, 삼성생명 5건이었다.

개별 금융사 중 하나은행과 단위 농협, 신협이 201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농협은행과 수협은 5년에 걸쳐 횡령 사고가 일어났다.

우리은행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발생했다. 보험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삼성생명에서 4년간 횡령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6년간 3회 이상 횡령 사고가 발생한 은행, 보험, 상호금융 11개사의 등기 임원들은 이 기간 642억원에 달하는 연봉과 성과급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261억원의 횡령 피해가 발생한 지난해에만 등기 임원은 연봉과 상여금으로 총 168억원을 챙겼다.

양 의원은 “동일한 금융사에서 횡령 사고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재발 방지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국민에게 신뢰를 잃고도 횡령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영진과 임원들이 사고 발생 당해연도까지 고액연봉과 상여금을 챙긴 것은 금융계의 고질적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반복되는 금융권 횡령 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최근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를 꾸려 금융권 전반의 내부통제제도 개선에 대해 종합적으로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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