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대금리차 공시 임박..서민층 ‘이자 부담’ 증가 부작용 우려도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8.21 13:17 의견 0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오는 22일부터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매달 공시한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의 예대금리차(예금 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22일을 시작으로 매달 공시된다.

예대금리차 공시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수신 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예·적금 금리 인상의 혜택은 고소득층이 받고 대출 이자 부담은 서민·저소득층이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오는 22일부터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매달 공시한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이 마련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에 따른 조치다.

은행 예대금리차의 투명한 공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주요 공약 중 하나였다. 최근 가계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며 금융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예대금리차는 평균 대출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순수저축성예금 및 시장형 금융상품의 가중평균금리)를 뺀 값으로 산출한다.

각 은행은 달마다 개인신용평점을 50점씩 20개 세부 구간으로 나눠 구간별 신규대출 평균 금리를 밝히고 이 대출금리에서 그달 평균 수신(예금) 금리를 뺀 예대금리차를 공개한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은 자신의 신용점수를 바탕으로 본인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대금리차 공시를 앞두고 은행권에서는 최근 예·적금 금리 인상 행렬이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쏠 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1년 만기 기준 3.20%로, KB국민은행은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3.12%로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하나의정기예금’의 금리를 최대 0.15%포인트 인상해 연 3.40%로 조정했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은 최고 금리가 연 3.16%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이달 초 예·적금 금리를 각각 최대 0.8%포인트, 0.6%포인트 인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공시를 하는 이유는 금리 상승기에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히 평균 예대금리차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점수별 대출금리를 보고 은행이 과도하게 금리를 높게 책정한 것이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예대금리차 공시 도입으로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이 줄을 잇고 있지만 이로인해 오히려 대출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비롯한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금리 산정 기준으로 삼는데 코픽스는 은행의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바탕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앞다퉈 수신 금리를 인상하면 조달 비용이 늘면서 대출 금리가 올라 오히려 서민층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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