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상장’ 대신 뱅크·증권 등 계열사 ‘성장’ 선택..기업가치 제고 총력

7월 3000억원·8월 4000억원 투자 유치 성공
기업가치 8.5조원..10조~12조원 목표치는 미달
상장 계획 수정 불가피..계열사 추가 투자 나설듯
결제·은행·증권 등 ‘슈퍼앱’ 본격화..기업가치 제고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7.21 11:34 의견 0
토스 이승건 대표 [자료=비바리퍼블리카]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내년 상장을 준비하던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가 계획을 수정해 은행·증권 등 계열사 성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유치와 뱅킹앱 분야 최대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전날 제3자 배정 증자 방식으로 총 2957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다음 달에도 추가 투자 유치를 확정지을 예정으로 이번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 규모는 최대 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토스의 초기 성장부터 함께한 알토스벤처스가 리드 투자자로 1000억원을 신규 투자했다. 국내 기관투자자 중에는 KDB산업은행이 1000억원, 광주은행이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고 토스의 초기 투자자인 다올인베스트먼트(구 KTB네트워크)와 미래에셋증권도 소규모로 투자에 참여했다.

토스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타 핀테크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낮춰 투자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토스는 올해 초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진행하며 최대 1조원 규모로 투자자를 모집해 왔다.

이번 투자에서 토스는 기업가치 8조5000억원을 평가받았다. 지난해 6월 마지막 투자에서 평가받은 8조2000억원을 소폭 상회했지만 당초 목표로 언급된 10조~15조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 증시 부진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시장 상황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년으로 관측됐던 토스의 기업공개(IPO) 일정도 연기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최근 임직원 대상 간담회에서 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상장 일정 연기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 관계자는 “아직 IPO 일정을 확정한 적은 없다”면서 “언제까지 마무리하겠다라기 보다는 지금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IPO 시장의 상황이 나쁜 만큼 당분간 사업 확장에 집중하면서 높은 기업가치를 부여 받을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을 찾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토스는 상장 계획이 미뤄지는 동안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복안으로 신규 사업 확장은 물론 토스뱅크·증권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추가 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는 지점이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이라는 점에서 핵심 서비스인 은행·증권에서의 추가 성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플랫폼 경쟁력의 잣대가 되는 MAU 추이를 살펴보면 토스는 토스증권이 출범한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카카오뱅크를 제치고 뱅킹앱 1위에 오른 뒤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토스뱅크의 사전신청이 진행된 지난해 9월에는 처음으로 1600만명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간편결제·송금 서비스에 집중됐던 토스앱의 서비스가 은행·증권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사용자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하나의 앱으로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토스의 ‘슈퍼앱’ 비전이 실현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토스 관계자는 “지난해 토스뱅크, 토스증권의 성공적 출범으로 토스 앱의 MAU는 올해 들어 매월 35만명씩 증가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은 독보적인 금융 플랫폼으로서 토스의 성장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토스증권에 대한 추가 투자 규모와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계열사별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과 토스증권은 지난해 출범 이후 유상증자를 여러차례 진행하며 자본금을 확충했다. 특히 토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토스증권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아직 딜클로징이 된 것은 아니고 8월 중에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그때 돼서(사업 확장·계열사 추가 투자에 대해) 또 한 번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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