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준금리 2.5% 갈수도"..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 중심 통화정책 예고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5.26 13:57 의견 0
2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연내 추가 인상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물가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개월 간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1.75%로 0.25%p 인상했다.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의 3.1%에서 4.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경제성장률은 3.0%에서 2.7%로 낮췄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5% 이상 높아지고 상당한 경우 내년 초에도 4%, 3%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가 늘고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보다) 물가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저성장) 우려보다는 물가 상방 압력을 걱정해야 한다고 본다”며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추가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명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5월 나오는 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미국 중앙은행의 발표도 있어서 이런 데이터들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 기대 심리까지 포함해 물가에 2년 간 0.1% 정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오늘을 포함해 지난 8개월간 5번 금리를 올렸는데, 물가에 0.5%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며 물가 상승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연말 기준금리 2.25∼2.50% 전망이 합리적이냐’는 질문에 “지난 2월과 비교해 지금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의 기대가 올라간 것은 합리적 기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가계 부담이 3조, 기업 부담은 2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위험엔 정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른바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가 아니라는 자신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는 “여러 물가 지표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뜻”이라며 “특정 시점에 빅스텝을 밟겠다는 뜻으로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