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압력 예상보다 커”..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4.14 13:49 의견 0
14일 주상영 의장 직무대행(금통위원, 왼쪽)이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한은 총재가 공석인 상태이지만 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만큼 3개월 만에 추가 인상에 나선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4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총재 부재 상태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추가 인상을 결정한 것은 무엇보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4%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올해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도 상당 기간 3% 내외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2월 한은은 올해 GDP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 3.0%, 3.1%로 예상했지만 이날 금통위 경기 진단으로 미뤄 향후 수정 전망에서 성장률은 낮추고 물가 상승률은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금통위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4.1% 뛰었다. 4%대 상승률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은의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9%에 이르렀다. 2014년 4월(2.9%) 이후 7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이른바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금통위 결정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날 금통위 회의 이전까지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0.75~1.00%포인트 높은 상태였다. 하지만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고 이후 몇 차례만 기준금리를 높여도 기준금리 수준이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통상 원화의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날 0.25%포인트 인상으로 미국 연준 기준금리(0.25∼0.50%)와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커졌다.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장 직무대행)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 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총재 공석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물가 상방 리스크에 좀 더 중점 둘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물가 상방 위험뿐만 아니라 성장 하방 위험도 함께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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