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금융환경 변화에 적응해야 산다”..시중은행 ‘디지털·효율화’ 올인

우리은행, 완전 민영화 이후 첫해..금융플랫폼 기업 도약
하나은행, ‘비욘드 파이낸스’ 원년..조직 효율화 제고
국민은행, 2기 플랫폼 조직 편성..금융환경 대응 역량 강화
신한은행, 애자일 조직 ‘트라이브’ 신설..조직 실행력 강화

윤성균 기자 승인 2021.12.30 10:14 | 최종 수정 2022.01.14 00:13 의견 0
3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전환과 조직효율화를 이끈다.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4대 시중은행이 연말 조직개편을 끝냈다. 은행들은 공통으로 올해 조직개편에서 디지털전환과 조직 효율화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내년 본격 시행되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등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전환과 조직효율화를 이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조직개편을 진행한 우리은행은 내년 ‘NO.1 금융플랫폼 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조직을 간소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위한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했다.

올해는 개인 리테일 사업을 총괄하는 ‘리테일디지털본부’가 신설된다. 대면과 비대면 어디서나 개인고객에게 최적의 금융서비스 제공을 담당한다.

과장급 이하 젊은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CX이노베이션팀’과 ‘MZ마케팅팀’ 신설도 눈에 띈다. MZ세대의 시각으로 고객니즈 발굴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 사업 전담부서인 ‘MyData사업부’와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금융 트렌드를 다루는 ‘혁신기술사업부’가 신설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22년은 완전 민영화 이후 첫 해인 만큼 이번 조직개편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 중심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내년을 ‘금융의 경계를 넘어서는(Beyond Finance)’ 원년으로 삼았다.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 효율화를 제고하고 핵심성장부문 강화와 협업 시너지 확대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16그룹, 21본부·단, 60섹션으로 구성된 조직을 13그룹, 26본부·단, 55섹션으로 효율화했다. 기존 국내영업조직의 영업본부를 폐지하고 ‘영업그룹’을 신설했다. 영업조직을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해 영업 역량을 집중화하고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나의 본부 아래 섹션과 유닛으로 계층화돼 있던 조직을 플랫폼 조직 내에서는 섹션 없이 유닛만으로 구성한다. 올해 디지털리테일그룹에서만 적용하던 것을 내년부터는 자산관리그룹과 CIB그룹까지 확대 적용한 것으로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수평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했다”면서 “디지털과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금융과 비금융을 넘나드는 장기적인 질적 성장의 기반을 구축해 ‘손님 중심 은행’이라는 지향점을 재구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종합 금융플랫폼 기업 전환의 기틀을 마련한 국민은행은 올해 2기 플랫폼 조직을 꾸린다. 1기에 25개 부문을 데브옵스 조직으로 신설한 데 이어 2기 총 8개 부문을 추가했다.

펀드 서비스·디지털신사업·KB모바일인증·공급망 금융·기업자금관리·기업뱅킹·기관영업·글로벌디지털 등이다. 데브옵스는 기획과 개발, 운영이 동시에 이뤄지는 플랫폼조직이다.

금융환경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세대별(MZ세대, 시니어 고객 등) 전문화된 마케팅을 추진하는 개인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 빅테크에 대응해 KB플랫폼의 성장 추진을 위한 기반 조직으로 디지털신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유연한 본부 조직 운영을 위해 ‘단·실·센터·부·Unit’의 부서급 본부 구성을 ‘센터·부’로 단순화하고 본부 및 부서급 조직의 보임가능 직위를 임원급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조직 개편 초점을 ‘실행의 속도 강화’에 맞췄다. 신한금융그룹 애자일 조직인 ‘S.A.Q(Speed·Agility·Quickness)’에 발맞춰 핵심 전략과제를 수행하는 목적 중심적 조직 ‘트라이브’를 신설했다.

트라이브는 뉴 앱 개발 추진 등 핵심 전략과제 수행에 필요한 자원들을 소속된 부서의 경계를 넘어 강력하게 결합시킨 애자일 조직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트라이브는 구성되는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돼 은행 전체 조직의 실행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디지털 혁신 조직인 디지털혁신단을 ▲데이터 전략과 데이터 자문을 담당하는 데이터기획 유닛 ▲음성과 이미지를 분석하고 분석모형을 개발하는 데이터사이언스 유닛 ▲AI(인공지능)·RPA(로봇프로세스 자동화)·챗봇 서비스를 담당하는 혁신서비스 유닛 ▲AI 플랫폼과 빅데이터분석포털 등을 개발·운영하는 데이터플랫폼 유닛으로 개편했다.

‘디지털개인부문’ 신설도 눈에 띄는 변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을 중심으로 리테일 영업을 활성화시켜 차별화된 고객관리와 마케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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