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몸값 키운 케이뱅크..건전성 지표는 ‘빨간불’
장외주식 1만8000원 거래..시총 7조~11조원 추정
BIS 자본비율 10.9%..금융당국 규제비율 10.5% 턱걸이
“7월 1.2조 자본확충 완료..하반기 반격 나설 것”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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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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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장외시장에서 케이뱅크의 몸값이 치솟았다.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성이 재평가 받으면서다. 다만 급격한 대출 증가로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2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케이뱅크 장외주식이 기존 거래가인 1만2000원보다 50% 급등한 1만8000원에 거래됐다. 거래 물량은 총 555주(약 1000만원)이다.
이번 거래가를 케이뱅크 총 발행주식에 적용하면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6조7000억원에 달한다.
서울거래소 비상장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로 케이뱅크의 장외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케이뱅크 비상장주식은 향후 장외시장에서 1만7000원에서 2만원 사이의 거래가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케이뱅크의 장외주식은 아직 거래가 완료된 건은 없지만 매수 희망가는 2만원에서 3만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이를 통한 케이뱅크의 시가총액은 7조~11조원으로 추정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6~7배 사이며 이를 그대로 케이뱅크에 적용 시 케이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10.2조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PBR은 10배가 넘는다.
케이뱅크가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카카오뱅크가 1700만명 고객과 모바일앱 트래픽을 기반으로 상반기에만 1159억원이 넘는 순익을 거둔 반면 케이뱅크는 올 2분기 39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상반기 누적으로 84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2분기 실적개선을 이끈 여신 성장 때문에 건전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이 전날 발표한 올해 2분기 은행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총자본비율은 10.91%를 기록했다. BIS 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금융사의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다.
케이뱅크의 총자본 비율은 8개 은행지주사와 19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현재 금융당국의 규제비율인 10.5%에 간신히 턱걸이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지주사와 은행 통틀어 가장 높은 19.89%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2분기 기준 자본비율 수치가 낮긴하지만 지난 7월 1조2500억원 규모로 자본확충을 완료했다”며 “자본확충 완료 효과를 분석하고 확정이 되면 자기자본비율 수치가 대폭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자본규모가 2조원대에 오른만큼 향후 건전성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유상증자로 내실을 다진 케이뱅크는 최근 상품 라인업을 늘리며 예대 비즈니스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00% 비대면 사잇돌대출, 최고 연 5.0% 금리 스마트통장 X KT, 100% 비대면 전세 및 청년전세 대출 등 금융상품을 선보였다. 기준금리 인상 후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수신 금리 인상에 나선 것도 케이뱅크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앞으로 기본 사업인 예대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타 기업과의 제휴, 그룹사 시너지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해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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