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한빛소프트가 오디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PC·모바일 메타버스 플렛폼 '오디션 라이프'의 타이틀과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로써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은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의 '제페토', SK텔레콤의 '이프랜드((ifland)'에 이어 '오디션 라이프' 등이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 네이버 제페토,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네이버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콘텐츠는 전년 동기 대비 28.2%, 전분기 대비 10.7% 증가한 1448억원을 기록했다. 웹툰과 스노우의 성장에 따른 성과지만 특히 스노우는 '제페토' 수익화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얼굴 인식, AR, 3D 기술을 활용해 만든 아바타로 소셜 활동을 할 수 있게 한 플랫폼이다. '제페토'가 제공하는 아바타 꾸미기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이용자들이 '제페토'에 접속해 머무는 시간도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제페토'는 올해 2월 전세계 이용자 2억명을 돌파했고 그 중 90%가 해외에서 접속해 이미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또한 전체 사용자의 80%가량이 10대 청소년이어서 기업들의 광고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자동차 업계 최초로 '제페토'에서 쏘나타 N 라인 가상 시승체험행사를 열고 젊은 층 잡기에 나섰다. 또 현대모비스도 상반기 채용된 신입사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제페토'를 이용해 아바타를 만들어 메타버스를 체험하게 했다.
하나은행도 '제페토'에 가상세계 연수원인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열었다.
이 밖에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 구찌와 나이키, 컨버스, 노스페이스 등도 '제페토'에 입점해 젊은 고객 유치에 뛰어들었다.
■ SKT,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론칭하고 제페토와 맞대결
SK텔레콤은 지난달 14일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다양한 가상공간과 아바타가 등장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출시를 알렸다. 이프랜드는 '누구든 되고 싶고, 하고 싶고, 만나고 싶고, 가고 싶은 수많은 가능성(if)들이 현실이 되는 공간(land)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SK텔레콤은 누적 가입자 300만명이 넘은 SKT의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 '점프 버추얼 밋업(Jump Virtual Meetup)'을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프랜드'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MZ 세대의 니즈에 맞춘 서비스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이프랜드'의 특징은 별도의 지식 없이 바로 즐길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만든 UI에 있다. '이프랜드' 앱을 실행하면 바로 홈 화면 상단에 이용자의 아바타와 프로필이 나타나고 그 아래로는 이용자 이용 패턴을 기반으로 추천된 메타버스 룸들이 리스트업 된다.
이미 '이프랜드'는 자신의 아바타를 취향대로 꾸밀 수 있도록 총 800여 종의 코스튬이 제공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이 코스튬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이프랜드'는 SNS 같은 다채로운 소셜 기능을 제공한다. 가상의 아바타를 소개하는 글과 관심사를 남길 수 있는 '프로필' 기능을 제공해 메타버스 룸에서 친구들을 쉽게 사귈 수 있고 관심 있는 아바타를 팔로우(Follow)할 수도 있다. 또 함께 모여 춤을 추거나 하트 표시, 박수치기 등 이용자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모션이 제공되고 있다. 이 모션 역시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이프랜드'의 룸은 개설이 아주 쉽다. 대형 컨퍼런스홀, 야외무대, 루프탑, 학교 대운동장 등 18종의 룸 테마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테마별로 날씨, 시간대, 바닥, 벽지 등 배경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또 '이프랜드' 안에서 원하는 자료를 문서(PDF), 영상(MP4) 등의 포멧으로 공유할 수 있는데다 최대 130명까지 참여할 수 있어.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회의, 모임, 졸업식 등 다양한 단체행사를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 활성화를 위해 'if루언서 육성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한편, 안드로이드·iOS 외에 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 OS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 한빛소프트, '오디션' 게임 확장한 '오디션 라이프' 출시 예정
지난 3월 미공개 메타버스 프로젝트 개발 사실을 알린 한빛소프트는 9일 오디션 IP를 활용한 타이틀과 BI를 확정짓고 9일 발표했다. 한빛소프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명칭은 '오디션 라이프'. 한빛소프트가 오랫동안 글로벌 서비스 해 온 리듬액션 게임 '오디션'의 리소스를 활용했기에 명칭에 '오디션'이 사용됐다. 여기에 특징적인 커뮤니티 기능을 더해 새롭게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내년 상반기 중 '오디션 라이프' 클로즈드 베타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소 후발주자란 느낌이 들지만 '오디션 라이프'는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 이용자들이 생태계 참여자이자 크리에이터로 직접 활동하게 해 이용자를 끌어모을 계획이다. 게임 '오디션'이 키보드 방향키 입력에 따라 춤을 추던 캐릭터를 내세웠다면 '오디션 라이프'는 이용자와 더 많은 부분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을 해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를 허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랫동안 서비스되고 있는 '오디션'의 수많은 의상들과 펫, 액세서리, 타운 등이 '오디션 라이프'에도 활용되며 서비스 초기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늦었다는 느낌을 지우기는 어렵다. 메타버스 인기를 이끈 로블록스(Roblox), 마인크래프트(Minecraft)를 차치하더라도 이미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의 '제페토'의 글로벌 이용자 수가 2억명이 넘고, SK텔레콤의 '이프랜드' 역시 출시 후 빠르게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9일 현재 이프랜드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 숫자는 50만 이상이니 앱스토어 숫자를 더하면 한 달 동안 100만 다운로드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이 성장하려면 이용자 수가 많아야 한다. 제아무리 잘 만들어진 플랫폼이라도 이용자 수가 적으면 지속적으로 이용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특히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며 무한 확장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면 더더욱 그 차이가 크게 와 닿을 수 있다.
결국 '오디션 라이프'는 국내외 '오디션' 게임 이용자들을 초기에 얼마나 흡수하는지가 관건이 될 듯하다.
※ 메타버스(Metaverse):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Universe)의 합성어.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현실과 단절되고 현실 그대로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공간이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고 코로나19로 비대면 추세가 확산되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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