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지쳤다”…넥슨 매물로 내놓은 김정주..매각 예상가 10조원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1.03 10:03 의견 0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


[한국정경신문 = 장원주 기자] 국내 최대 게임회사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대표가 지주회사 NXC 지분 매각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 대표는 최근 2년간 고교 동창인 김경준 전 검사장과 연루돼 법정을 드나들면서 피로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김 대표(67.49%)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29.43%), 김 대표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1.72%)가 보유한 지분이다.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를 공동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르면 다음달 예비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1조2626억엔(약 13조원)으로 NXC가 보유한 지분(47.98%) 가치만 6조원을 넘는다.

여기에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와 유럽 가상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 등 NXC가 별도로 보유한 계열사 가치에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전체 매각 가격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거래 규모가 워낙 커 국내에서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텐센트 등 중국 회사가 넥슨을 인수할 경우 게임산업 종주국 자리가 중국에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매각이 성사되면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하만 인수(9조272억원)와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7조2000억원)를 뛰어넘는 국내 최대 인수·합병(M&A)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경제에 “김 대표가 소위 ‘넥슨 주식 사건’으로 2년 동안 수사와 재판에 시달렸고 게임산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규제에 지쳐 사업을 그만둬야 할 것 같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혀왔다”며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지인들에게 ‘쉬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해왔고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대표는 고등학교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4억2500만원에 이르는 넥슨 비상장 주식을 공짜로 준 혐의로 지난 2년 간 검찰 조사와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5월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확정을 받았지만 2년 간 법정을 드나들며 피로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넥슨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넥슨 계열사 주가는 장 초반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9시19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넥슨지티는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828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넷게임즈도 9580원으로 뛰어올라 상한가를 기록했다.

넥슨지티는 '서든어택' 등을 개발한 넥슨 자회사이며 모바일게임업체 넷게임즈는 작년 6월 넥슨코리아가 최대주주가 됐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