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이어 낸드도 품귀..SK하이닉스 아픈 손 ‘솔리다임’ 흑전할까

낸드 사업 긍정적, 단가 상승세 지속·SSD 구매 재개 예상
SSD 수익성 개선으로 솔리다임 1Q 적자 폭 감소 예상

최정화 기자 승인 2024.04.03 14:07 | 최종 수정 2024.04.03 14:16 의견 0
솔리다임 미국 본사 (자료=SK하이닉스)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반도체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업황이 되살아나고 있다. SK하이닉스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도 덩달아 상향조정됐다. 인수 이후 적자 수렁에 빠진 인텔 낸드사업부(솔리다임)가 이번 업황 개선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감산효과 등 영향으로 글로벌 D램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상승 추세다. 이같은 시장 상황이 반영돼 증권계는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상향조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흑자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4741억원으로 한 달 전(1조1144억원)에 비해 32.3% 상향조정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35.4%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 기간 영업이익을 2조원대로 예측하는 시각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2조2000억원, 영업이익 2조1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면서 1분기 D램 영업이익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적 공급 축소 속에 가격 상승으로 2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D램 호황으로 SK하이닉스의 1분기 흑자전환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계는 SK하이닉스 낸드 플래시 사업을 맡고 있는 솔리다임의 적자 탈출이 이번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솔리다임은 최근 2년간 7조원가량 적자인 상태고, SK하이닉스에게 8조원이 넘는 자금을 빌린 상황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지난달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 솔리다임 흑전해야 SK하이닉스 사업구조 재편 가능

SK하이닉스는 D램에 편중된 사업 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2020년 10월 인텔 낸드 플래시 사업부를 90억달러(약 12조원)에 인수했다. 이는 국내 빅딜 사상 최대 규모로 삼성전자 하만 인수(2016년) 금액인 8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듬해 인수 1차 단계를 마무리한 SK하이닉스는 미국 자회사를 설립해 인텔 낸드 사업부 사명을 솔리다임으로 정하고 당시 하이닉스 수장이었던 이석희 사장을 솔리다임 대표로 선임했다.

그러나 낸드 업황 부진으로 솔리다임 적자 폭이 점차 커지자 이 사장은 2022년 솔리다임 대표에서 물러났다. 이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임시로 대표직을 맡았고 작년 5월 노종원 사장이 데이비드 딕슨 부분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 확대로 솔리다임 실적을 개선할 방침이다.

낸드 수익성 강화를 위해 솔리다임 고용량 스토리지 제품과 SK하이닉스 낸드·시스템온칩(SoC) 기반 제품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곽 사장은 최근 공식적으로 솔리다임 적자 탈출을 선언했다. 또 낸드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낸드 전문가인 안현 SK하이닉스 솔루션개발담당(부사장)을 사내인사로 신규 선임했다.

곽 사장은 지난달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근 솔리다임의 eSSD(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구매가 큰 폭 증가해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솔리다임의 고용량 스토리지 제품 경쟁력과 SK하이닉스의 낸드·시스템온칩(SoC) 기반 제품 개발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저장장치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업용SSD 물량이 품귀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 솔리다임 적자 폭 축소는 가능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작년에는 삼성 조차도 낸드에서 수조원대 손실을 낼만큼 낸드는 업계 전체가 다 안좋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솔리다임도 동일하게 힘들었고 바닥 찍은 뒤 부터는 솔리다임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낸드 사업부 1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낸드 출하 감소에도 가격 상승 효과와 저가 제품 비중 축소로 영업적자가 전 분기 대비 1조3000억원 감소한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1분기 잠정실적은 이달 말 공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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