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친환경과 함께 채식주의자 잡는다..'비건' 제품 라인업 확장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5.25 15:09 의견 0
최근 식품업계의 비건 제품 라인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20대 민정 씨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건이다. 생선과 동물의 알을 포함해 동물의 희생으로 발생하는 식품을 지양한다. 최근 들어 식물성 인증을 받은 가공제품이 많이 나와서 식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특히 아예 입도 대지 못했던 라면 품목에도 비건용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민정씨는 오늘 저녁으로 오랜만에 라면을 끓였다.

비건은 고기나 생선은 물론 달걀이나 우유 같은 동물성 식재료를 전혀 먹지 않는 식생활을 말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가공식품에는 대부분 동물성 식재료가 함유된다. 과자·아이스크림부터 단백질·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강기능식품에 이르기까지. 비건을 지향하는 소비자에게는 기존의 가공식품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비건’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이후 건강·환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미닝아웃 소비에 대한 욕구가 신장하면서 소비행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축 키우는데 생성되는 탄소가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도 비건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25일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16.5%를 차지한다. 가축의 배설물과 함께 배출되는 메탄가스는 온실가스 중 하나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속 시간은 짧아도 더 강력하다고 알려졌다. 이외 독성 성분 제거 및 정화작업 중 배출되는 온실가스 역시 지구 온난화에 치명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채식주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주의자 수는 2008년 15만명에서 2019년 150만명으로 12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었다. 글로벌 조사 기관 유니브다코스 마켓 인사이트는 전 서계 식물성 식품 시장이 지난해 28조원 규모에서 5년 안에 42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식품업계는 기존 비건 푸드 라인을 넘어선 새로운 비건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대표적인 비건 브랜드는 풀무원이다. 풀무원은 그동안 식물성 고기 제품과 비건 인증 요거트 등 여러 비건 제품을 내놓았다. 두부에서 시작한 식물성 지향 브랜드로서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써온 풀무원은 지난해 ‘비건 라면’을 선보였다. 자연은 맛있다 라면 라인업 중 ‘정면’은 한국비건인증원의 검증을 마친 최초의 비건 라면이다. 버섯·양파 등 12가지 채소를 넣어 채소에서 우러나오는 감칠맛을 살렸다.

라면업계 빅3 중 한 곳인 삼양식품도 비건 라면에 뛰어들었다. 청양고추와 채소의 풍미를 담은 ‘맛있는 라면 비건’을 내놓았다. 비건 인증 마크를 표기해 신뢰도도 높였다. 라면 패키지 또한 친환경 패키지로 녹색인증을 받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비건과 플렉시테리언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비건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라면“이라며 ”다양한 비건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라면은 비건과 동떨어진 영역이었으나 최근 비건 라면의 출시로 인해 비건의 장벽이 낮아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비건에 다소 생소한 영역이었던 단백질도 ‘식물성 단백질’ 음료로 주목받고 있다.

매일두유는 기존 식물성 두유에 단백질 함량을 강화한 매일두유 고단백을 선보였다. 콩 본연의 고소한 맛과 영양이 담긴 식물성 단백질 두유다. 단백질 함량은 1팩 당 달걀 2개 분량인 12g으로 올리고 당 함량은 0.8g으로 일반 두유 대비 약 1/10 수준으로 낮췄다.

hy는 식물성 단백질만 사용한 단백질 브랜드 프로틴코드를 런칭했다. 주원료는 현미와 대두단백질로 고소함과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단백질 함량은 18g으로 식약처 일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약 33%를 충족한다.

hy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단백질과 채식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식물성 단백질을 선택한 이유는 단백질 섭취에 대한 중요성과 함께 비건·가치소비 등 최근 소비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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