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 문전박대’ 파문 확산..롯데마트, ‘롯데 불매운동’ 재점화 주목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2.02 14:18 | 최종 수정 2020.12.02 17:39 의견 0
‘노 재팬’ 포스터 (자료=인스타그램)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롯데마트가 최근 ‘예비 안내견’ 출입 거부로 논란을 빚으면서 롯데그룹 불매운동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노 재팬’ 불매운동으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롯데마트 측 사과에도 거센 후폭풍..‘LOTTE’ 대신 ‘NOTTE’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 잠실점 안내견 출입 거부와 관련해 롯데마트 측이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해당 논란은 지난달 29일 한 네티즌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인스타그램에 “롯데마트 잠실점 매니저가 교육 중인 안내견의 출입을 막으면서 언쟁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목격담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목격자는 “(훈련견은) 입구에서 출입 승인 받고 들어왔는데 다짜고짜 (매니저가)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소리소리 싸우고..이 일이 이렇게 얼굴 붉히고 싸울 일인가”라며 글을 게시했다.

이어 그는 “어떻게 매니저라는 분이.. 저런 눈빛과 말투를 하고 대들며 언성을 높이는지..”라며 “강아지 불안해서 리드줄 다 물고, 딸은 뒷걸음질 쳐서 울고”고 설명했다.

목격자가 글과 함께 공개한 사진 속 강아지는 삼성로고와 함께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라고 적혀 있는 주황색 조끼를 입고 있다. 해당 강아지는 ‘퍼피워커’와 함께 ‘퍼피워킹’ 중 롯데마트 잠실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퍼피워커는 예비 안내견을 돌봐주고 훈련시키는 자원봉사자이다. 퍼피워킹이란 생후 7주부터 예비 안내견을 일반 가정집에 위탁해 1년 동안 사회화 교육을 받는 과정을 말한다.

장애인복지법 제 40조에 따르면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 훈련사, 퍼피워커 자원봉사자 등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규정돼 있다. 만약 출입을 거부하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논란이 거세지자 롯데마트는 30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롯데마트 잠실점을 내방한 퍼피워커와 동반 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계기로 장애인 안내견 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에 대한 지침 및 현장에서의 인식을 명확히 하고 전사 공유를 통해 동일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 지점에 ‘안내견은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안내견이 식품매장과 식당가 출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하는 등 재발 방지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사과문을 두고 “무성의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안내견 출입 거부 사실에 연예인들도 분노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는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에 “안내견 꼬리가 처져 있고 봉사자분은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얼마나 모욕감이 드셨을지 마음이 아프다”라며 “안내견은 장애인이 동등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생명줄이다. 고마운 만큼 배려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억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글에는 배우 이청아를 비롯해 김지우와 가수 조권, 전효성, 축구 선구 김영광이 댓글을 통해 동조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은 “너무 화난다”, “속상하다”,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롯데=일본기업’ 리스크 재발..매출 타격 ‘전전긍긍’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롯데그룹 불매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는 등 불매 운동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노 재팬 문구를 활용한 보이콧 이미지는 물로 ‘LOTTE’ 대신 ‘NOTTE’를 외치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불매 운동 조짐에 롯데그룹은 긴장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7월 일본의 보복성 경제 규제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당시 합작사 참여 및 지분 투자 등으로 얽혀 있는 ‘유니클로’, ‘무인양품’, ‘아사히’ 등이 일본 불매운동 목록에 올랐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51%, 49%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도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와 롯데칠성음료가 반반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무인양품 한국 합작법인 무인코리아도 일본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지분을 각각 60%, 40% 가지고 있다.

당시 불매운동 여파로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97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3% 줄었다.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떨어지면서 19억원 적자를 시현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매출이 623억원으로 전년 대비 50.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근로계약이 만료되는 계약직 영업사원에게 계약 연장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올해 5월 말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이에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6% 감소한 8535억원이라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안내견 출입 거부 논란과 관련해 관할 지자체인 송파구청 측은 롯데마트 측에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부과료를 롯데마트 측에 부과할지 해당 직원에게 할지 내부 검토 중이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