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외식업계 '눈물의 다이어트'..코로나에 희망퇴직·무급휴가·점포정리 잇따라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1.05 14:37 | 최종 수정 2020.11.05 15:38 의견 0
롯데, CJ그룹 CI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구조조정에 나선다. 코로나 여파 장기화로 매출 절벽이 가시화 되고 있고, 유통시장 환경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변하면서 사업전략 개편에 따른 인력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롯데, 연내 백화점·마트 등 120개 폐점..롯데자산개발 희망퇴직 신청

5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 중 구조조정 속도와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롯데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 2월 롯데쇼핑 700여 오프라인 매장 중 약 30%(200여곳)를 5년 이내에 닫겠다고 밝혔다. 연내에만 이 중 절반인 ▲백화점 5개 ▲마트 16개 ▲슈퍼 74개 ▲롭스 25개점 등 총 120개점을 폐점할 계획이다.

부동산 개발·운영업체인 롯데자산개발도 지난달 코로나로 인한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전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10년 미만은 기본급 12개월 ▲10~20년은 기본급 15개월 ▲20년 이상은 기본급 18개월의 퇴직위로금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에서 롯데몰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자산개발은 영업 부진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2018년 1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후 지난해 215억원의 손실을 냈다. 

특히 지난해는 자본이 130억원 손실로 돌아서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주력 사업인 임대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했고, 도심형 주거 임대 사업 등 새로 시작한 사업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외식 계열사에도 구조조정 칼날을 빼들었다. 롯데GRS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7일부터 희망휴직 접수를 받고 있다. 롯데GRS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와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외식 업체이다.

희망휴직은 무급으로 기간은 최소 1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가능하다.  롯데GRS는 무급휴직 기간에 따라 ▲3개월 이하 미지급 ▲4개월 이상 월 20만원 ▲10개월 이상 월 30만 원 등 생활 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롯데GRS의 희망휴직은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이 줄면서 수익성 악화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롯데지주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GRS의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4210억원보다 18.7% 감소한 3424억원을 시현했다. 당기순손실은 173억원을 기록했다.

CJ푸드빌, 지난달 희망퇴직 접수..CGV, 전국 직영점 30% 줄일 예정

CJ그룹 외식 계열사 CJ푸드빌도 경영난으로 앞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CJ푸드빌은 지난달까지 본사 지원직군 4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외식 매장이나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제외됐다. 희망퇴직 위로금은 10년 근속자 기준으로 연봉의 80% 수준이다.

앞서 CJ푸드빌은 베이커리 업계 2위 브랜드인 ‘뚜레쥬르’ 매각 추진 및 충북 진천공장을 CJ제일제당에 207억원에 넘기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올해 빕스와 계절밥상 등 핵심 사업 매출이 급감해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CJ CGV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으로 지난달 말부터 7개 지점(대학로·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등촌·연수역·홍성·대구아카데미·광주금남로)에 대한 영업을 중단했다. CGV는 3년 안에 전국 직영점(119개)의 30%를 줄일 방침이다.

이랜드그룹의 외식업체 이랜드이츠는 초밥 뷔페 브랜드 ‘수사’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사회적거리두기로 고객이 급감한 한식 뷔페 ‘자연별곡’ 매장도 서서히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무급휴가 통한 비용 절감도 계속 진행된다. 이랜드이츠는 지난 7월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희망자에 한해 주 1회 이상 자율적 무급휴가를 실시했다. 당시 지난달까지(3개월간) 실시하기로 했던 무급휴가를 연말까지로 연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여파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사업 전략 개편이 필수”라며 “특히 외식업계 경우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서 진행돼 임대료 및 인건비 타격이 커 제일 먼저 손을 댈 수밖에 없다. 경영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