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폭격, 유가급등 초래할 듯..장기적 피해 크지 않다는 반론도

차상엽 기자 승인 2019.09.16 11:38 의견 0
공격당한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자료=YTN 영상 캡처)

[한국정경신문=차상엽 기자] 무인기(드론)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오닉스 원자재의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뉴먼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의 원유 시설 복구가 늦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1만8300원)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예멘 반군은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시설 두 곳을 공격했다. 이들 생산라인은 하루 원유 생산량은 570만 배럴에 달한다. 

에너지산업 컨설팅회사 뮤즈앤스탠실의 틸라크 도시는 "이번 공격은 석유 업계에 9·11 공격과 동등한 수준의 타격일 것"이라고 전제하며 "아브카이크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석유 생산 및 처리 기반 시설"이라고 덧붙이며 국제 유가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초반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석유시설 가동이 중단되는 기간이 길어질 수록 국제유가 고공 행진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으로 인한 원유시설 중단이 장기적으로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가 이 같은 변수를 고려해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전 세계에 분산 비축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다른 산유국의 잔략비축유 방출이 이어지면 유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SVB에너지 애널리스트 사라 바흐슈리는 "원유 시장에는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전제하며 "따라서 이번 공격에 따른 유가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이번 사태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시카고대 이코노미스트 라이언 켈로그 교수는 국제유가의 상승이 미국보다는 중국이나 일본 등 에너지 수입국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은 하루 약 480만 배럴을 생산하는 반면 하루 소비량이 무려 1280만 배럴에 달한다.

한편 16일 오전 뉴욕상업거래소(NYMEX)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배럴당 10.87%가 오른 60.8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 11월분 브렌트유 역시 전장 대비 배럴당 11.67% 오른 67.25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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