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미래] 무너진 경계, 인간 대신하는 로봇의 등장..영화 '써로게이트'

이성주 기자 승인 2018.08.31 10:25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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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전래 동화에는 손톱을 먹은 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람의 손톱과 발톱을 먹은 쥐가 사람과 똑같은 분신이 된다는 이야기. 권선징악의 결을 따르는 이야기지만 오늘날에는 우스갯소리로 "누가 내 손톱을 먹고 나 대신 살아 줬으면"이라는 말이 흘러 나온다. 고된 일상에 학업이나 출근 등을 대신 해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푸념인 것. 하지만 여기 영화 '써로게이트(Surrogates)'는 단순한 푸념이 아닌 현실이 된 상상의 미래를 보여준다.
 
영화 '써로게이트'가 그리는 미래는 대리 로봇 즉 써로게이트를 통해 100% 안전한 삶을 영위하는 사회다. 여기서 써로게이트는 '대리' 혹은 '대행자'의 의미를 가진다. 가까운 미래 사람들은 한 과학자가 인간의 존엄성과 기계의 무한한 능력을 결합하여 발명한 써로게이트를 통해 생활한다. 
 
사람들은 그저 침대에 누워 커다란 장치를 쓰면 된다. 써로게이트는 사람들의 진짜 신체를 대신해 출근을 하고 일을 하며 장도 보고 취미 생활도 즐긴다. 뇌 신경과 연결된 기계이기에 사람들은 써로게이트를 통해 겪는 모든 경험을 느낄 수 있다. 로봇이 대신 해낸다는 점만 빼면 인간의 삶은 달라지지 않은 것. 어떤 사고가 나도 진짜 인간을 다치지 않는다는 점은 써로게이트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한다.
 
처음 써로게이트는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써로게이트가 주는 안락함에 점점 도취되기 시작한다. 자신의 진짜 모습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써로게이트를 통해 표현하고 새로운 삶에 빠져든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집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아픔 외의 경험을 모두 느낀다는 점을 이용해 마약을 흡입하기까지.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써로게이트'는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사라지는 세상을 그린다. 또 가상의 삶이 진짜 인간의 삶을 지우기 시작하면서 생겨나는 다양한 문제를 이야기한다. 인간 존엄성과 주체성의 상실 등이 대표적이다. 로봇과 인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미래가 온다면 '써로게이트'가 우리가 이겨내야할 많은 문제를 제시해주지 않을까 싶다.
 
물론 '써로게이트' 속 상상은 이미 우리 곁 가까이에 다가와있다.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기술 등이 뜨거운 관심 속에 개발되고 있는 오늘날에 비현실적인 상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로봇이 사람을 대시해 회사에 나가는 일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꿈꿔볼 수 있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 기술은 이제 단순한 게임을 넘어 인간 생활 가까이 녹아들고 있는 추세다. 30일(오늘)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서애관에서는 ‘가상현실 기반 실전적 통합전투훈련체계’ 시연행사가 열렸다. 참가 병사는 '가상현실 기반 정밀사격훈련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진짜 사격장이 아닌 공간에서 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전국 곳곳의 초등학교에는 가상현실 스포츠실이 들어서고 있다. 지난 3월 문체부는 전국 178개 초등학교에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시는 7개 초등학교에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지원하기로 했다. 궂은 날씨와 미세 먼지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아이들이 충분히 체육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생겨난 것이다. 
 
이외에도 남서울대는 지난 2014년부터 가상증강현실학과 대학원 과정을 신설해 관련 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가상현실에서 나아가 실제와 가상 세계를 병합한 '혼합현실'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 환경과 디지털 객체가 화면에 공존하고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걸 의미한다. 마이크로 소프트와 매직리프 등이 혼합현실 기술을 이끌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다양한 혼합현실 하드웨어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매직리프(Magic Leap)는 제품 출시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글, 알리바다, JP모건 등 쟁쟁한 기업에게 투자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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