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의 혁신으로 꼽히는 인공지능 여행 앱 마이버킷리스트 이미지. (자료=마이셀럽스)
[한국정경신문=장원주] 새해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였던 CES 2020에서 대한민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올해 CES에 참가한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비율은 작년 대비 77% 증가한 200여개 기업이었으며 이는 참가업체의 20%에 해당하는 동시에 미국,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수치였다.
게다가 올해는 국내 벤처투자금액이 연간 4조원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벤처캐피털의 60.6%는 투자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는 스타트업의 성장 지원을 위해 3년간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지난 9일 벤처투자촉진법이 통과되며 법적 기반까지 마련됐다.
이는 스타트업이 이미 우리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현상들이다. 스타트업 돌풍 가운데 단순히 수치를 기반으로 한 양적 성장이 아닌 기존 업계의 관행을 뒤엎는 질적인 혁신 성장을 통해 새로운 소비개념을 정립해가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여행업계 판도를 뒤집다..AI가 실현한 수수료 0원의 시대 '마이버킷리스트'
전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올해의 키워드를 꼽자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AI(인공지능)’이다. 정부, 기업 할 것 없이 곳곳에서 AI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미 AI는 IT뿐만 아니라 제조, 서비스, 금융, 의료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영역들에 급속도로 침투 중이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온 극대화된 운영 효율을 바탕으로 기존 여행업계가 고수해오던 수수료 관행과 마케팅 방식을 완전히 뒤엎으며 업계 혁신으로 불리고 있는 스타트업의 대표 서비스가 있다.
AI 어플리케이션 그룹 마이셀럽스에서 지난해 말 론칭하고 1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수 50만을 돌파한 인공지능 여행 앱 마이버킷리스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마이버킷리스트는 카카오페이지 서비스에 전면 도입된 혁신 기술이자 한국 기업 최초로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AWS) 공식 웹사이트에서 ‘글로벌 베스트 케이스’로 등재된 AI 솔루션이 탑재된 인공지능 여행 앱이다. 기존 업계가 많은 인력을 들여 운영하는 서비스 일체를 AI로 대체하고 그로 인한 비용 절감을 소비자의 이익으로 남김 없이 돌려준다는 서비스 철학에 따라 기존 업계의 수수료 관행을 과감하게 혁파했다. 이를 통해 조건 없이 숙박 결제 금액의 15%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혁신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마이버킷리스트는 부킹닷컴 전세계 2900만 숙박 옵션 최저가 제공, 클룩 액티비티 10% 단독 할인, 신세계 면세점 제휴캐시 등 굴지의 업계들과 공식 제휴를 맺으며 파격적인 혜택의 조합을 실현했다.
인공지능이 수집한 전 세계 1만7000개 도시의 여행 정보 제공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여행자들의 생생한 SNS 후기까지 포털급 여행 정보를 앱 하나로 간편하게 습득할 수 있는 만큼 AI 스타트업의 혁신으로 손꼽히고 있다.
■ 식음료 시장 일상 트렌드 변화 주도..'마켓컬리' '테이스티 나인'
소비자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기업과 브랜드를 느낄 수 있는 시장이 있다면 바로 식음료 시장일 것이다. 이미 대기업들이 다양한 브랜드, 제품, 서비스를 선보이는 무한 경쟁 가운데 눈에 띄는 스타트업들이 있으니 바로 철저히 소비 트렌드에 맞춘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한 우물만 파는 기업들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음료 시장에서 주목받는 트렌드는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핵심 소비층(1인가구/밀레니얼 및 Z세대/맞벌이부부)의 취향에 맞춘 편리함(편리미엄/취향소비/라스트핏이코노미)을 공략하는 것이다. 이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며 일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스타트업의 대표 주자는 바로 새벽배송 시대를 연 마켓컬리, HMR(가정간편식) 분야의 대표 스타트업 테이스티 나인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주축으로 유통업계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 소비층들은 자신들의 생활패턴에 맞는 편리함을 원하는 가운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서비스가 있으니 바로 새벽배송이다.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에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그 선두주자가 업계 1위의 마켓컬리이다.
2015년 론칭한 마켓컬리의 뒤를 이어 많은 대기업들이 새벽배송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며 현재 1조원 규모의 시장이 됐다. 그 중에서도 마켓컬리는 점유율 40%, 회원수 약 300만명으로 여전히 선두주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차기 유니콘 기업 후보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마켓컬리는 단순히 편리한 것을 넘어서 좋은 것을 경제적으로 소비하길 원하는 세대의 욕구를 완벽하게 채운다. 직접 신선한 식재료를 선별해 완벽한 상태로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24시간의 골든타임을 잡고 상품별 적정 온도를 유지해 전달한다. 더불어 고객들의 데이터를 완벽하게 분석해 공급과 수요를 맞춘다. 최근에는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교체하고 포장 박스를 수거해 숲을 조성하는 수익금으로 사용하는 등의 행보를 통해 친환경/착한소비 트렌드까지 만족시키고 있다.
지난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섰고 2023년에는 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인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테이스티 나인은 자체메뉴 개발부터 콘셉트 기획, 제조 등은 물론 온·오프라인 채널, 홈쇼핑, 프랜차이즈 등 유통 채널을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테이스티 나인은 전국 곳곳의 숨은 맛집들의 인기메뉴를 HMR로 상품화하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온라인 식품 시장 및 홈쇼핑에서 성공적으로 판매 중이다. 이러한 성공의 요인으로는 계약재배를 통한 원료의 체계적 품질관리와 자체 공장 보유를 통한 빠르고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 대량생산 및 레시피 개발이 꼽힌다. 이는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출시기한이 10분의 1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놀라운 결과로 스타트업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혁신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해석된다.
■ 폐재료 활용과 비건화장품, 사회적 가치에 집중하는 새로운 소비문화..'119레오' '디어달리아'
유통의 최전방이라 할 수 있는 패션과 뷰티 업계 스타트업들의 치열한 경쟁 가운데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며 사회 문제와 그에 대한 고민을 반영한 기업 철학을 확고히 세우고 이에 걸맞은 제품 개발과 기업 활동을 통해 소비자의 변화를 주도하며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어가는 이들도 있다.
패션 스타트업 119레오는 방화복 업사이클링으로 공상 불승인 소방관을 돕는다. 수명이 3년밖에 되지 않는 소방관들의 폐 방화복을 수거해 다중세탁하고 자활 노동자들과 방화복 분해작업 후 가방, 액세서리 등 패션 잡화를 제작해 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다시 소방관들에게 돌려준다. 지난해 말에는 수익의 50%를 소방관 지원단체에 기부했다. 사람을 구한 소방복으로 가방을 만들어 소방관을 다시 돕는, 즉 서로를 구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119레오는 소방관을 지원하는 브랜드로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이 급상승 중이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진행하는 창업 초기 기업의 수출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소방관과 관련된 캠페인, 전시회 등 문화 콘텐츠를 만들며 전방위적으로 기업의 철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착한소비와 관련된 환경, 비건, 공정무역 등 다양한 카테고리들이 강력한 소비 트렌드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와 동물복지, 환경보호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에 의해 비건 라이프가 확산되고 있다. 전세계 채식인구는 1억8000명에 달하며 우리나라 비건 인구가 약 50만명으로 추산되는 등 이미 비건 라이프는 소비문화의 핵심이 됐다.
비건 트렌드는 먹고 마시는 것뿐만이 아닌 일상소비가 일어나는 뷰티와 패션 분야에서도 소비 윤리의식과 밀접하게 연결돼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동물성 원료와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를 배제하고 만드는 화장품인 비건뷰티를 선도하는 뷰티 스타트업으로는 디어달리아가 대표적이다. 디어달리아는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동시에 동물성 성분을 완전 배제한 100% 비건 제품으로 에코서트 유기농 인증 원료를 사용해 윤리적이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더욱이 디어달리아는 비건 뷰티의 한계라고 여겨지던 ‘색조 화장품’ 분야의 제품을 성공적으로 구현해 기존 기초제품에 한정돼 있던 비건 뷰티의 영역을 색조로 넓히며 혁신적인 뷰티 스타트업으로 입지를 굳힌 동시에 비건 소비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렇듯 각 분야의 스타트업들은 기존 업계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기술력, 아이디어, 독립성, 추진력 등 본인들만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며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부터 지속가능성까지 한계가 없는 전력으로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어가는 대한민국 스타트업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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