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메건 마클 왕손부부, 캐나다 이주시 특별대우 없을 듯..방문자 체류 가능성도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1.15 17:42 의견 0
영국 해리 왕손 부부 (자료=SBS뉴스)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영국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손과 메건 마클 왕세손비가 예고한 바대로 캐나다로 이주할 경우 왕족 지위에 따른 특원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 왕손 부부가 캐나다로 이주할 경우 일반 캐나다 주민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캐나다 정부 관계자와 다수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이들이 이민과 세금 문제는 물론 공식 직함에서조차 특별대우는 없을 것으로 보도했다.

단 개인 경호 비용은 캐나다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NYT는 예측했다. 

캐나다 이민국은 성명을 통해 "캐나다 시민권법에는 영국 왕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고 전제하며 "이들이 합법적인 영주권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이민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에서 이들에게 특권을 주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해리 왕손과 메건 마클 왕세손비가 별도의 허가가 필요없는 방문자 자격으로 캐나다에 머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경우 최대 6개월까지 거주가 가능하다. 이 경우에 현지에서의 취업은 제한된다. 다만 복잡한 절차를 피할 수 있어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얻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캐나다 체류가 편하다.

하지만 캐나다 거주 기간이 짧더라도 해리 왕손 부부가 납세의 의무를 무조건 면제받진 못한다.

민간 연구기관인 캐나다납세자연맹(CTF) 헤더 에번스는 특정 주민이 소득세 납부 의무가 있는 '세법상 거주자'인지를 판단하는 명확하고 규정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1년 중 6개월 미만으로 캐나다에 체류한 사람들에 대해 이른바 '세법상 거주자'로 지정된 판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리 왕손의 공식 칭호는 '서식스 공작'이다. 아내인 메칸 마클은 '서식스 공작 부인'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 같은 공식 칭호를 계속 사용하게 될지도 불분명하다. 지난 1919년 캐나다 의회는 시민들이 영국 왕실로부터 공식 칭호를 받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의회는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향후 두 번이나 채택했다.

일례로 캐나다 출신 미디어 재벌 콘래드 블랙은 지난 2001년 영국 왕실로부터 귀족 작위를 받았을 당시 캐나다 시민권을 포기한 비 있다. 다만 영국 왕족이 캐나다로 이주한 사례는 없다. 때믄에 해당 결의안이 이 경우에도 효력이 있는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호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는 존재한다. 캐나다 법에 따라 영국 왕족인 이들은 "국제적으로 보호 받는 사람"이다. 

켄트 로치 토론토대 법대 교수는 이들이 왕실에서 공식 독립하면 이런 지위를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이들의 경호비가 연간 약 200만 캐나다 달러(약 17억7200만원)에 불과한 점에 비춰볼 때 정부의 경호 지원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캐나다 내에서 해리 왕손 부부가 캐나다로 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미 나오고 있는 점이다.

캐나다 최대 신문사 글로브 앤드 메일은 정부에 이들의 영구 이주를 불허하라고 촉구하는 사설을 14일자로 실었다.

해당 매체는 "방문자로선 환영하지만 캐나다는 당신이 왕족인 이상 계속 거주하도록 할 순 없다"고 주장하며 "이 나라에 왕족이 거주하는 것은 캐나다와 영국 간, 캐나다와 영국 여왕 간 관계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해리 왕손 부부는 캐나다로 이주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메칸 마클 왕세손비가 배우로 활동할 당시 캐나다에서 거주했고 특별한 애정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