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관계 다시 격랑 속으로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5.22 10:35 의견 0
르노삼성차 노조가 21일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에서 부결시킴에 따라 르노삼성차의 정상화에 다시 먹구름이 끼었다.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11개월은 끌어온 르노삼성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 투표에서 지난 21일 부결됨에 따라 다시 격랑에 휩쓸리는 형국이다.

합의안 통과를 기대했던 사측도, '양보 교섭'으로 물꼬를 튼 노조 집행부도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투표가 노조 집행부에 대한 '탄핵' 성격이 짙은 만큼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노조 집행부와 현장 간 괴리 및 소통 부족이 문제로 제기됐던 만큼 향후 사태를 짐작조차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전날 조합원 2219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사측과 잠정 합의한 2018년 임단협안에 대해 투표를 벌였지만 합의안은 부결됐다. 찬성(47.8%) 보다 반대(51.8%)가 근소한 차이로 많았다.

부산공장 노조원은 찬성표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1660여명의 현장 노동자는 52.2%가 찬성했다.
반면 대부분 정비직 위주로 구성된 영업지부 조합원들은 근로자 중 불과 34.4%만 잠정합의안에 찬성하면서 최종 찬성률은 47.8%에 그쳤다.

향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노사 잠정합의안 부결은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 성격이어서 노사 협상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교섭과정에서 영업지부 조합원과 집행부와 소통 부족이 반대표로 나왔다는 분석이다.

부산공장 기업노조 소속 조합원은 그동안 집행부와 함께 파업을 벌이면서 협상 과정을 자세히 알고 있었지만 영업지부는 조합원이 각 영업소 등에 나뉘어 있어 노조 집행부와의 소통과 교감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잠정합의안 부결은 조합원들이 노조가 양보교섭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며“근무강도 완화와 임금성 부문에서 조합원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당장 현 노조 집행부가 퇴진할 가능성은 없지만 노사는 새로운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어렵게 만든 합의안으로 조합원을 설득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회사와 노조 집행부 모두 부담이 있다.

사측은 일단 "당장 내놓을 입장이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노조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재협상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임단협 부결로 노사갈등이 재점화하면서 신규 물량 확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당장 오는 9월 닛산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위탁생산이 종료한다. 지난해 기준 로그 생산량(10만7245대)은 르노삼성 부산공장 총생산(22만7577대)의 절반(47.1%)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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