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국내와 세계 시장을 넘나드는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전략으로 전기차 불황기를 극복하고 있다. 올 1분기도 합산 영업익 6조원을 올려 흔들림 없는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분기 영업이익 3조5906억원, 2조7600억원을 기록해 합산 6조3506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전보다 1.79% 줄어든 수치다.
이 기간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액은 각각 39조6639억원, 24조7279억원으로 5.0%, 4.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우호적 환율 영향과 원자잿값 내림세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양호한 실적이란 시각이 많다.
두 회사가 시장 환경 악화 속 수익성을 지킨 배경엔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 확대가 있다. 고급차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하이브리드 등 부가가치가 높은 차량을 많이 팔아 판매 대수 부진을 만회한 것이다.
앞서 현대차·기아의 1분기 판매량은 각각 100만2608대, 76만529대로 전년 동기보다 1.9%, 1.0% 감소했다.
이애 대해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판매량 감소에도 SUV,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 증가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 호조 등으로 평균판매단가(ASP)가 오르고 있어 매출액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기아 역시 하이브리드를 내세워 믹스 개선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일반 내연기관 모델보다 가격이 20%가량 높다.
최근에는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하이브리드 모델 3종을 내놓고 오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천체의 19%까지 늘린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이달 하순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 기아 내수 판매 3.6%↑..현대차 미국 판매 역대 최고치
현대차와 기아는 올들어 각각 해외 시장과 내수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기아가 현대차를 한층 앞서고 있다. 기아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 실적(승용기준)은 12만6538대로 전년보다 3.6% 상승했다. 반면 현대차 실적(제네시스 제외)은 9만2184대로 21.1%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도 기아 쏘렌토(2만6929대)다. 세 달 연속 베스트셀링카를 독식했다. 국내 하이브리드 부문에서도 기아가 5만493대를 팔아 현대차(3만3068대)를 53% 추월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신차 수요가 줄고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기아가 내수 소비를 살려 그룹의 자동차사업 성장에 활력을 더했단 평가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는 자동차 최대시장인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무대를 휘어잡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판매량 8만2823대를 기록해 3월 기준 역대 최다치를 찍었다. 1년 전보다 2.2% 늘어난 수치다. 이 중 고부가가치 차량인 친환경차 판매량이 1만5835대로 전체의 19.1%을 견인했다. 제네시스도 이 기간 5903대를 팔아 전년 대비 4.4% 뛰었다. 17개월 연속 증가세다.
인도 시장에서도 올 3월 6만560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6.7% 늘었다. 유럽에서는 지난 2월 4만51대를 팔아 1년 전보다 5.6% 증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현대차에 신용등급 AAA를 부여했다. 지난 2020년 4월(AA+) 이후 첫 상향 조정이다. 나신평은 “현대차가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 우수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수요의 경우 역기저효과가 발생했지만 국내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는 등 판매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현지 수요와 정책에 적합한 생산·판매 체계를 강화하고 권역별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전기차 라인업 확장 등을 통해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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