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자율주행 사업을 필두로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그룹을 이끄는 ‘삼형제’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도 정 회장 의지에 힘입어 투자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3년 동안 국내에 68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연구개발(R&D)투자 31조1000억원 ▲경상투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이 중 전략투자는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SW(소프트웨어)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단행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브랜드 비전인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를 실현하기 위해 AI(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꾸준히 소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의선 회장 “자율주행 빠른 투자·기술개발” 강조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선점하는 기업이 자동차 시장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의 자율주행 뚝심도 여기서 나온다.
그는 2020년 10월 회장 취임 당시부터 자율주행을 포함해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수소경제 등 4대 신사업을 토대로 미래차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회장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자율주행이나 수소연료전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분야에 빠르게 투자하고 기술개발해 선두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년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현지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소프트웨어(SW) 시장에 50억달러(약 6조3650억원)의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KT와 지분을 맞교환 하고 차세대 6G 통신 기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 및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 시기 자율주행 전문업체 포티투닷을 사들여 다양한 협력도 이어오고 있다.
이후 2023년 11월에는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준공했다. 현대차는 여기서 완전 자율주행 택시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대차·기아가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고도화 자율주행차에 활용할 초고해상도 4D 이미지 레이다 센서 개발을 위한 연구실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최근 자율주행 기술 전문기업 모셔널과 만든 합작품 ‘아이오닉5 자율주행 로보택시’의 면허 시험 영상도 공유했다. 차량에 탑재한 센서(레이더·카메라의 조합)를 통해 여러 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년부터 미국 상업 서비스에 투입한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업계를 둘러싼 주요 이슈에 충분한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 현대모비스, 3년간 최대 10조원 투자..자율주행 특허 강화
그룹의 주력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정 회장의 자율주행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율주행를 비롯해 전동화와 차량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사업 분야에서 특허 1200여권을 출원했다. 같은 기간 전체 특허 건수(2500건)의 절반 수준이다.
이규석 사장도 자율주행 모듈 사업 확대를 과제로 삼고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향후 3년간 자율주행과 전동화,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 최대 10조원을 투입한다.
나아가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의 차량사물통신(V2X) 통합 솔루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차량과 차량 또는 차량과 시설 간의 대용량·실시간 정보 전달을 돕는다. 완전 자율주행을 뜻하는 레벨4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로 1∼2년 내 상용화가 목표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8개 차종 자율주행 레벨2 통합제어기의 매출 인식이 시작된다”며 “자율주행 관련 R&D 비용 지출이 절반을 차지했던 만큼 최초 매출 발생은 의의가 깊다”고 분석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율주행과 전동화 분야 특허 강화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점해 경쟁 우위를 확보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