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금융지주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1분기 실적 호조 ‘자신감’

KB·신한·JB금융 경영진, 한 달간 총 6만3000주·15억원 매수
“책임경영·주주가치 제고 의지 시장에 공개적으로 밝힌 것”
1분기 실적 발표 시즌 앞두고 매수 집중..실적 호조 자신감
JB금융, 1분기 역대급 실적 달성..신한금융, 리딩금융 탈환 유력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4.23 13:22 | 최종 수정 2024.04.23 15:5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금융지주 경영진들이 최근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엔 시기적으로 1분기 실적 발표 시즌과 겹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들어 KB·신한·JB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사들인 자사주 규모만 총 6만2808주, 총 매입액은 15억119만원에 이른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JB금융지주 본사 전경 (자료=각사)

최근까지 자사주 매입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은 신한금융이다. 지난 17일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지주 임원 5명이 총 1만1600주의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매입 금액은 4억9126만원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양종희 KB금융 회장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장내매수로 5000주를 주당 7만700원에 사들였다.

지방금융지주 중에서는 JB금융이 가장 자사주 매입이 활발했다. 지난 15일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자사주 2만주를 매입한 데 이어 주요 임원 7명이 여기에 동참했다. 이들이 한 달여 사들인 회사주식만 4만5708주, 총 5억8973만원 규모다.

올해 들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따른 기대감으로 은행주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임을 감안하면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주가 대비 전날 종가 기준 KB금융와 신한금융, JB금융 주가는 각각 30.3%, 12.6%, 13.5% 씩 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들 금융지주는 높은 가격에도 CEO와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한 이유로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을 꼽았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의 수장으로서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을 다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도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 등을 시장에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주주환원 정책 발표 및 자기주식 매입, 소각 등을 통해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경영진은 앞으로도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닝시즌에 돌입한 시장에서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행보를 회사의 실적 호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기업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경영진들이 어닝시즌을 앞두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그만큼 실적에 자신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활발했던 JB금융은 전날 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의 기대감에 부응했다.

JB금융은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 173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에 해당한다. 주요 수익성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이 각각 13.8%, 1.10%를 기록해 동일 업종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탄탄한 실적에 힘입어 JB금융의 주가는 이날 9시 44분 기준으로 전날 종가 대비 4.06% 오른 1만309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핵심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활발했던 신한금융도 오는 26일 실적발표에서 ‘리딩금융’ 타이틀 탈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1분기 당기순익 추정치는 1억2383억원이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에 따른 손실이 반영되면서 전년 대비 12.5% 빠졌지만 KB금융보다는 낙폭이 덜해 무난히 1분기 실적 선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ELS 비용에 따른 실적 감소 우려가 있으나 지난해 선제적 대손비용 큰 폭 증가에 따른 역기고효과, 자회사 비용 선반영 소멸 효과, 하반기 금리하락 등 감안하면 대손충당금전입 감소와 비이자이익도 기존 예상과 달리 양호할 전망”이라며 “올해 지배주주순익은 전년 대비 8.6% 증가한 4조7000억원의 최대실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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