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극한 대립에 르노삼성 철수 현실화하나..부산공장 셧다운에 생산물량마저 일본에 넘어가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4.12 13:55 의견 0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노동조합의 장기 파업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르노삼성자동차가 4일간 ‘단체 휴가’를 강행한다.

또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생산 차질로 2만4000대의 생산 물량을 닛산 일본 규슈 공장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극한으로 치닫는 노사관계의 돌파구가 여의치 않을 경우 르노삼성의 한국시장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제기되고 있다.

12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부산공장은 오는 29∼30일, 내달 2∼3일 총 4일간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내달 1일이 노동절이라는 점을 감안하며 총 5일간 가동이 중단되는 셈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을 재개함에 따라 기존에 통보한 단체 휴가를 이달 말에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이달 말께 3∼5일 정도의 '프리미엄 휴가'를 실시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노조에 전달한 바 있다. 프리미엄 휴가는 법적 휴가 외에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휴가 제도다. 회사가 필요할 경우 그중 일부를 단체휴가로 요구할 수 있다.

노조의 파업 강행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줄어든 닛산 로그 위탁 생산량 가운데 2만4000대가 일본 규슈 공장으로 이관되면서 공장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앞서 르노삼성 사측은 노조 파업 시 단체 휴가를 강행하겠다고 맞섰다. 하지만 노조가 결국 10일 파업을 강행했고 회사 측도 단체 휴가 지정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어차피 생산할 물량도 떨어지고 있고 노조가 언제 파업을 할지 모르니 단체 휴가라도 써서 협력업체에 생산 예측 가능성이라도 높여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대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본급 등 임금 문제보다 노동 강도와 인사 관련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주요 쟁점은 '작업 전환 배치 시 노조와의 합의',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신규 인력 채용 협의' 등이다.

특히 지난 11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부산공장을 찾아 노사 의견 청취에 나섰지만 공장 가동 중단 등 노사 갈등은 이어졌다. 노사의 양보 없는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물량이 위협받고 있다. 생산물량 중 수출물량이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르노삼성에게 프랑스 르노본사가 노사갈등을 이유로 들며 물량을 축소하겠다고 압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닛산은 부산공장에 주문을 취소한 4만2000대의 로그 물량 중 2만4000대를 일본 규슈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르노삼성과 닛산은 지난 2014년 이후 매년 8만대의 로그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후 2만대를 추가 생산해 10만대를 납품해왔다.

하지만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파업이 장기화되며 닛산은 물량을 빼기 시작했다. 부분파업으로 납품일자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3월까지 닛산에 4600대의 차량을 제때 보내지 못했다. 닛산은 자칫 부산공장의 파업으로 글로벌 판매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협감으로 기존에 로그 생산라인을 보유한 규슈로 물량을 넘겼다.

최악의 경우 르노본사가 부산공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르노 측 관계자는 그동안 부산공장의 효율성을 언급해왔다. 업계에서는 이 부분이 최악의 경우 철수까지 염두한 포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경우 GM과 다르게 위탁생산 방식에다 국내에 부산 공장 한 곳만을 운영하고 있어 철수가 용이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