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대신 갚은 전세금 2.7조 달해..정부 1조 추가 출자 논의

이정화 기자 승인 2023.11.17 08:00 의견 0
부산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등이 지난 15일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일방적인 보증보험 취소를 철회하라고 외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한 집주인을 대신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세입자에게 내어준 전세금이 올 들어 2조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위변제 건수가 급증하면서 국회와 정부는 내년 중 HUG에 대한 1조원 규모 추가 출자를 논의하고 있다.

16일 HUG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3조5565억원, 사고 건수는 1만5833건에 이른다.

이에 HUG 대위변제액은 지난 2018년 583억원에서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2022년 9241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전세보증 사고율도 올해 8월 6.0%에서 10월 9.6%로 뛰었다.

반면 집주인에 대한 대위변제액 회수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9년 기준 58%였던 회수율은 지난해 24%, 올해는 10%대로 떨어져 HUG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이 결과 HUG의 올 8월 기준 누적 순손실은 1조8761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HUG의 손실이 커져 자본금까지 줄면 전세 보증보험 가입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HUG의 보증 한도는 자본금과 연동되는데 전년도 자본금의 70배까지 보증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자본금은 6조4362억원으로 올해 발생한 대규모 순손실이 자본금을 갉아먹는 데다 보험업 국제회계 기준인 IFRS17 적용으로 회계상 자본금이 줄어들면 올해 말 기준 자본금은 1조746억원으로 급감할 것이란 추정이다.

현재 HUG의 자본 부족 추정이 4조9900억원에 이르다보니 정부는 추가 출자를 통한 HUG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연내 3839억원의 출자가 이뤄지고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7000억원의 현금 출자가 반영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 출자 예산은 3000억원 증액돼 총 1조원으로 늘었다.

전세 보증사고가 늘면서 세금과 다름없는 주택도시기금에서 1조4000억원을 HUG에 투입하게 되는 것이다.

국회에선 HUG의 법정자본금을 현행 5조원에서 10조원 또는 12조원으로 늘리는 법안이 발의됐다. 70배인 보증 한도를 90배까지 상향하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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